<제37회 무역의 날>인터뷰-김재철 무협회장

취임후 두 번째 「무역의 날」을 맞는 김재철 한국무역협회장(65)의 얼굴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올 무역흑자가 연초 목표인 120억달러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우리 경제를 어둡게 전망하는 얘기들이 심심치 않게 들리기 때문이다.

김 회장으로부터 올해 우리경제 평가와 내년 경제전망, 무역협회의 향후 사업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올 수출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올해의 수출호조세는 반도체·컴퓨터·통신기기 등 정보기술(IT) 산업의 세계적인 호황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IT산업을 비롯한 5∼6개 업종이 전체 수출증가의 60% 이상을 주도해 수출편중 현상이 심화된 것이 큰 문제입니다. 각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기술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내년 무역환경은 미국경기의 둔화, 반도체 경기하락, 고유가, 수입규제 강화 등 악재가 속출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경기의 둔화는 우리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 분명합니다. 일본과 유럽연합(EU)도 각종 경제지표에서 보이듯 경기악화가 예상됩니다. 유로화, 일본엔, 동남아시아 경쟁국 통화의 약세로 수출경쟁력이 개선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대일 무역수지 적자가 지난해 적자액(83억달러)을 이미 넘어서는 등 수입선다변화 해제조치로 대일무역 적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데 최근 일고 있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견해는.

▲한일 양국은 경합적인 산업구조로 FTA에 따른 중요 산업의 퇴출 가능성이 크게 우려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은 아직 미흡합니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산업별 영향을 고려해 단계적, 보완적으로 FTA를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의 확산과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는 전자상거래와 사이버무역을 더욱 활성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이버무역의 발전방향에 대한 견해는.

▲현재 사이버무역은 단순한 거래알선사이트와 무역자동화망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 분야의 지속적인 진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법제도, 인력, 관련기술 등 기본 인프라를 마련하고 민·관이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대외무역법 개정을 검토하는 등 사이버무역 지원을 위한 법체계 정비가 매우 절실하다고 봅니다.

-내년에 무역협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먼저 협회 회원사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국제비즈니스 인력 및 IT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쓸 계획입니다. 디지털경제 시대에 맞는 신산업 및 신상품 개발 사업을 추진해 우리 산업의 새 방향을 제시하는 조타수 역할을 하겠습니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