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육부가 창의적·국제적 고급 두뇌 양성체제 구축, 세계수준 대학원 육성, 지역우수대학 육성 등을 기치로 시작한 두뇌한국21(BK21 : Brain Korea 21)사업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BK21사업 가운데 특별기초연구사업 28개를 비롯해 지역대학 우수과학자 양성사업 13개 등 모두 45개 사업을 수행중인 충북대의 경우를 살펴보기로 한다.
BK21사업 선정 해당학과 교수와 학생들은 이 사업의 최대 장점으로 풍부한 장학금 혜택과 연구중심의 학습 분위기 조성을 꼽는다.
충북대 BK21사업 해당학과 장학금 수혜율은 지난 94년 38%에 비해 2000년 71%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즉 10명 가운데 7명이 장학금을 받는 셈이다.
충북대 기계공학과 2학년 신태주씨(25)는 『BK21학과로 선정된 이후 장학금이 지나치게 많아졌다』며 『느슨한 경쟁속에서 장학금 수혜가 학업의욕 고취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사학과 3학년 최연지씨(23)는 『BK21의 큰뜻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공계열로의 집중지원은 인문사회계열 침체를 유발하고 있다』며 『적절한 보완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일부 학과가 50% 이상이 장학생이라는 사실이 다른 학과에게 자극이 되기보다는 좌절감을 느끼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BK21 해당학과는 장학금 혜택 증가와 학습환경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비해당학과는 침체를 거듭하는 것이다.
철학과 안상헌 교수는 『BK21사업 선정여부가 학과 혹은 전공의 발전과 퇴보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대학내 학문과 구성원들의 반목과 갈등을 일으키는 근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BK21사업 자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만큼 긍정적인 평가 또한 만만치 않다.
극미세구조와 광재료 연구사업단 물리학과 임기수 교수는 『연구비 지원을 통해 학과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고 주제에 대한 자유로운 연구가 가능해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BK21사업에 높은 점수를 줬다.
즉 7년 동안 장기간 지원을 통해 단기적 연구에 집중하던 기존 틀에서 벗어나 학과 전체는 물론 참여 교수들의 장기적 비전 수립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는 평가다.
또 퇴행성질환 및 바이오 신소재 연구사업단의 약학과 김영수 교수는 『다른 연구과제 지원금은 연구비가 중심인 반면 BK21사업은 학생 장학금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연구비로 충당할 수 없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석·박사 학생들의 학습 및 연구 의욕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이는 결국 연구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대학의 역량을 제고시키려는 BK21사업이 대학발전의 중추역할을 담당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명예기자=김미정·충북대 happytogether55@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