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업계 M&A 열풍]상-통합시스템 구축 헤텨 모여!

◆【본사 특약 = iBiztoday.com】 미국 통신서비스 업계가 인수·합병(M&A)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큰 업체들은 작은 업체들을 집어 삼키고 몸집이 비슷한 큰 업체들끼리는 서로 합쳐 더욱 큰 업체로 변모한다. 모두 최고의 통신사업자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최근 미국에서 일고 있는 통신업계의 인수·합병 움직임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당신 회사에 전화, 케이블 등 통신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업체가 어떤 회사인지 아십니까.」

미국인 중 이런 질문에 정확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인수·합병이 하도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에 이제 어떤 업체가 자기 회사나 집에 통신서비스를 해주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들이 현재는 물론 과거에 어떤 회사였는지 직접 알려주어야만 겨우 알 수 있을 정도다.

예전의 US웨스트는 현재 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Qwest.com)이고 과거 에어리얼은 지금의 보이스스트림(Voicestream.com)이다. 에어터치가 GTE, 벨애틀랜틱과 합쳐 버라이존(Verizon.com)으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 2대 케이블 TV기업인 미디어원과 TCI는 현재 AT&T의 일부가 됐다.

통신업계의 이 같은 인수·합병은 3개의 큰 소용돌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퀘스트, 버라이존과 AT&T(att.com)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이들 통신업체의 인수합병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통신서비스를 일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원스톱으로 한꺼번에 모든 통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서는 더 큰 시장을 차지할 수 없고 또 그래야만 최고의 통신사업자가 되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이들 업체는 치열하게 인수·합병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시내전화와 장거리전화, 인터넷, 데이터, TV, 무선서비스 등 닥치는 대로 집어 삼키고 있다. 이를 위해 한꺼번에 수천억달러의 거금을 거침없이 쏟아 붇는다.

이들 업체는 그러나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과 전술에서 크게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다.

AT&T는 기존 전화업체로부터 회선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시내전화 시장에 복귀하려고 수년동안 애를 썼다. 지난 80년대 중반 미 대법원의 독점 판결로 자사로부터 떨어져 나간 베이비벨스(Baby Bells)의 네트워크 이용이 여의치 않자 실망한 나머지 소비자 가정에 직접 연결되는 이른바 마지막 1마일을 위해 케이블 거인 미디어원과 TCI를 1100억달러 거금을 들여 인수해 버렸다.

6000만 명의 기업 및 일반 고객을 가진 미 최대의 장거리 전화회사인 AT&T는 현재 미 최대의 케이블 망 운영업체이기도 하다. 이 업체는 핵심시장에서 약 1610만 명의 케이블 고객과 약 2800만 가정을 연결시켜주고 있다.

AT&T는 올 연말까지 28억달러를 투입하는 자사 케이블 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의 약 75%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수십 개의 TV채널과 주문형 비디오, 전화, 양방향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AT&T는 시내전화 서비스 가격 책정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퀘스트보다 30% 싸게 하는 등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이 업체의 케이블 운영은 30만 시내전화와 70만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접근시킨다.AT&T는 이외에 제휴업체를 포함해 가입자수가 1400만 명이 넘는 미 최대의 무선 전화업체를 소유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AT&T는 이달부터 시내전화, 장거리 전화, 케이블과 TV 일괄 서비스 가입자에게 최고 20%의 가격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이 일괄서비스에 무선서비스가 추가된다.

AT&T 브로드밴드 동부지역 담당 짐 마저 사장은 『고객들은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제의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일괄 서비스가 가구당 월 100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모든 게 AT&T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AT&T는 현재 이익은 내고 있으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장거리 사업부문을 분사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T&T가 수백억달러를 투입하는 장기 전략목표 달성과 단기간에 이익을 내기를 바라는 시장의 요구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꼽는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