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 전문업체인 소프트뱅크와 세계적인 B2B 솔루션 전문업체인 아리바가 공동으로 아시아 B2B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과 아리바의 래리 뮐러 사장은 30일 서울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사는 일본에 이어 한국과 중국 등지에 B2B 관련 합작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장은 이번 방한에 이어 중국도 나란히 방문, B2B분야에 대한 양사의 공동전선을 과시할 예정으로 있다.
국내 합작사 설립과 관련, 손정의 사장은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사용인구도 급속하게 성장했던 만큼 B2B 역시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래리 뮐러 사장은 『소프트뱅크와 협력함으로써 한국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양사는 설립시기나 합작비율·투자금액 등 구체적인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아리바는 기업간 전자상거래 솔루션을 개발·공급하는 업체로 미국 100대 기업 중 70%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삼보컴퓨터 등 국내에서 B2B사업을 수행하는 데 유리한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는 소프트뱅크가 아리바와 손잡게 됨에 따라 국내 B2B솔루션은 물론 B2B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소프트뱅크-아리바 제휴 의미★
소프트뱅크와 아리바의 이번 제휴는 차세대 인터넷비즈니스시장에서 점차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아시아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할 수 있다. 수년전 야후에 투자해 세계 인터넷 시장에 회오리 바람을 일으켰던 소프트뱅크가 이번에 B2B 분야에서 아리바를 제2의 야후로 인식할 정도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사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리바로서는 경쟁사인 커머스원의 발빠른 움직임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i2의 독자행보 등 세계 B2B시장에서 1위를 차지해 왔던 아리바의 아성에 도전하는 세력이 급성장하자 대응책의 하나로 거물 소프트뱅크를 끌어들였다는 결론이 나온다.
래리 뮐러 사장은 『한국내에서 초기시장 선점에 실패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이를 위해 소프트뱅크와의 결합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한국시장에서는 그동안 경쟁사인 커머스원이나 i2테크놀로지가 굵직굵직한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하고 시장입지를 다져가는 데 비해 상대적으로 고전했던 아리바가 이번 소프트뱅크의 힘을 업고 도약할 것인가 하는 부분도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30일 오전 소프트뱅크와 아리바 공동 주최로 진행됐던 「The new vision of Enterprise」 세미나에 SK(주) 최태원 회장과 (주)두산 박용만 사장이 연설을 했다는 점을 볼 때 이들과의 향후 관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두산그룹과는 지난 상반기 합작사 설립까지 추진하다 결렬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비즈니스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우선 두산그룹이 투자한 위러스(대표 황길영)에 아리바의 ASP 버전인 「아리바 바이어ASP」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 두산그룹과의 돈독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야후를 파트너로 삼아 한때 세계 인터넷시장을 지배했던 소프트뱅크가 B2C의 뒤를 이어 새로이 부상하는 B2B분야에서 다시한번 옛날의 명성을 이어갈지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