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 제조부문 분리 등 구조조정

마쓰시타 그룹이 그동안 유지해온 TV·VCR 등 제품 분야별 「사업부제」에서 제조 부문을 분리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마쓰시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3개년(2001∼2003년) 중기경영계획」을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사업부별로 갖고 있는 국내 133개 제조거점 가운데 30개 이상을 통폐합하는 동시에 국내 가전 영업체제도 브랜드별로 재편할 방침이다.

이번 마쓰시타의 중기경영계획은 지금까지 경영의 근간으로 해온 제조·판매 일체의 사업부제 해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높은 임금과 가격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제조 부문을 근본적으로 손질,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쓰시타는 각 사업부 산하의 공장을 사업부에서 떼어내 여러 개의 「팩토리센터」로 집약할 계획이다. 특히 다른 사업부나 그룹 회사의 생산도 하청받을 수 있도록 경쟁원리를 도입해 원가 절감을 도모할 방침이다.

오사카·가나가와·도치기 등 TV 3개 거점을 1곳으로 집약하는 것을 비롯해 다른 제품의 생산 거점들도 채산성을 검토해 순차 매각 또는 통폐합해 2003년까지는 국내 생산거점을 20% 이상 줄일 계획이다.

가전영업의 경우 사업부마다 가지고 있는 영업부문과 본사의 가전·정보영업 부문 등 총괄 부문을 폐지하고 브랜드별로 영업을 통괄하는 가전·주방기기의 「내셔널마케팅본부」와 AV기기 등의 「파나소닉마케팅본부」를 신설할 계획이다.

마쓰시타는 「창생(倉生)21계획」으로 이름 붙여진 이번 중기경영계획을 추진해 지난해 7조2294억엔이었던 매출 규모를 2003년 9조엔으로, 영업이익률도 2.2%에서 5%로 높일 방침이다.

권한 이양과 독립채산제를 기본으로 하는 사업부제는 마쓰시타 창업주인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씨가 내세운 경영 형태로 가전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시기에는 의사결정의 신속성이 돋보여 일본 제조업 성장의 견인차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시장 성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 제도는 사업 부문들의 중복투자, 제조 부문의 높은 인건비·코스트 등으로 수익 창출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한편 일본의 대표적 제조업체인 마쓰시타가 제조·판매부문 구조 조정에 나섬으로써 다른 대형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제조 부문의 분리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