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사용권 국가간 인터넷을 통한 정보교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국제 한자표준화추진위원회(ISO/IRG) 회의가 4일 서울에서 개막된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원장 주덕영)이 주최하고 전자신문사 후원으로 8일까지 5일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국제회의에는 우리나라를 비롯, 북한·중국·일본·베트남·싱가포르·대만·미국 등 8개 회원국이 참여해 웹사이트상의 한자표준화 및 국제규격 마련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된다.
ISO/IRG는 지난 93년 조직된 ISO산하 표준화 추진기구로 사용국가별로 다르게 한자코드를 부여하면서 생겨난 컴퓨터 e메일 전송과 웹사이트 검색시 글자깨짐 현상을 막기 위한 한자코드의 표준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 한자의 글자모양 등의 표준화와 한자사용권 각국의 한자를 발굴해 국제규격에 반영하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기술표준원은 이번 서울회의 참가국 대표들이 각국에서 발굴한 4만2700여 한자의 추가 채택여부를 논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2만7484자로 규정된 정보교환용 국제 한자표준규격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한자 1만7392자를 반영하고 있다.
이번 서울회의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비롯한 컴퓨터회사들의 연합인 유니코드와 협력해 회원 각국에서 추가 발굴한 한자의 국제표준 반영 및 코드화, 글자모양의 표준화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루게 된다.
이번 회의 5대 논의과제는 △국제표준 문자코드 배열판에 추가할 한자의 편성작업 △각국에서 제출한 추가 한자의 배치문제 △이체자(異體字)의 조사 및 매핑테이블 구성 △통합세트의 편성을 위한 폰트 규격안 작성 △한자 자소(字素) 추가 여부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에 서경호 서울대 교수를 대표단장으로 5명을 참석시켜 우리나라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이번 서울회의에서 작업한 한자의 국제표준화 추진안은 오는 2001년 국제규격화하게 된다. 기술표준원은 이 안이 국제규격으로 발간될 경우 산업표준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KS규격으로 제정할 예정이다.
기술표준원측은 또 IRG회의를 통해 향후 지속적으로 북한과 국제한자표준화에 공동 대응함은 물론 컴퓨터 자판의 남북통일안 마련 및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 국제표준화 추진 등에서 공동협력 확산의 계기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표준원 한태수 정보표준과장은 『한자의 국제규격화가 이뤄지면 한자관련 정보교환의 보다 원활한 이용은 물론 국학자료의 전산화 및 규장각도서·고려대장경 등의 한자문헌전산화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월 ISO/IRG 회원국으로 가입한 북한은 이번 회의에 사회과학원 컴퓨터프로그램지도국 조남호씨 등 4명을 파견할 계획이었으나 자국의 사정을 이유로 불참의사를 전해왔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