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등록 IT업체 악성루머로 곤혹

코스닥등록 정보기술(IT)업체들이 주가하락에다 악성루머까지 겹쳐 큰 곤혹을 치루고 있다.

MCI코리아 진승현 파문이 정계와 재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네트·엔씨소프트 등 일부 IT업체가 진승현게이트에 연루됐다는 근거없는 악성루머가 해당업체의 주가 및 기업이미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증시에서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마치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면서 해당업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주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치는가 하면 자칫 어렵게 확보한 국내외 고객마저 잃게 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네트와 엔씨소프트가 코스닥시장의 업종대표주라는 점에서 이번 진승현게이트 연루설은 코스닥시장 및 벤처업계 전체에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벤처를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인데 증권가에서 악성루머마저 퍼지고 있어 벤처업계 전반의 사기가 꺾이고 있다』며 『루머의 진원지와 관련자를 찾아 법적대응 등 명예회복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네트는 진승현게이트에 휘말리면서 주초 2만5000원이던 주가가 하락세를 거듭하며 1만9000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네트 박규헌 사장은 『진승현씨를 만난 적도 없고 누군지도 모른다』며 『이네트가 거론된 이유를 모르겠다』고 당황해했다.

이네트는 진승현게이트 연루설이 불거져 나온 지난달 28일 일반주주 및 고객사들로부터 사실여부를 묻는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박 사장과 직원들이 해명과 진화에 나섰지만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기업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박 사장은 『사업내용과 관련돼 오해가 있고 불분명한 게 있다면 얼마든지 설명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처럼 근거없는 루머에 대해서는 대처할 방안이 없다』며 『또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벤처업계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1일 MCI코리아와 관련해 증권시장에 떠도는 소문이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엔씨소프트의 허홍 재무담당이사는 『MCI코리아는 지분 및 여타 관계가 전혀 없는 무관한 회사』라며 『지난번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과 관련됐다는 루머가 사실무근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지 얼마 안돼 또다시 이런 괴소문이 나도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이 악성루머를 유포한 사람을 색출해줄 것을 관계당국에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증권가엔 제2의 정현준사건을 일으킬 T사·Y사·H사·N사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주가조작이 의심되는 업체로 B사·L사·K사·T사 등이 나돌고 있다. 이들 모두 확인되지 않은 악성루머라는 점에서 해당업체 및 주주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