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메모리업체, 국내시장 넘본다

메모리반도체의 세계 최대 생산국인 국내시장을 노리고 외국계 메모리반도체업체들이 몰려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의 인피니온테크놀로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유수의 메모리업체와 대만의 중소 메모리업체가 각각 틈새를 노린 제품 마케팅 전략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한국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메모리 생산구조를 전환한 데 따라 저용량 제품 등에서 틈새시장이 생겼기 때문이다.

외국 메모리반도체업체들은 그동안 국내 메모리반도체시장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 세계 1, 2위 업체가 버티고 있는 국내시장 공략에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지난 3월 LG상사와 국내 총판계약을 체결한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한국 반도체업체에 버금가는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PC용 D램 메모리와 통신단말기용 S램을 집중 공급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또 내년부터 국내시장에 플래시메모리를 추가공급할 계획이어서 이 사업을 확대하는 국내 반도체업체들과 일전을 벌일 전망이다.

독일의 인피니온테크놀로지는 지멘스코리아로부터 관련 영업인력을 인수한 한국지사를 이달중으로 설립하면서 국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PC제조업체 등 기존 거래선에 대한 D램 공급 확대는 물론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용 칩세트 등도 신규출시해 비메모리 분야로 영업을 대폭 넓힐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인피니온은 본사 중역을 이달 5일 한국에 파견하기로 했으며 내년 매출목표도 올해보다 70% 가량 대폭 늘린 3억달러로 잡았다.

대만의 중소 D램업체들도 한국업체들이 생산량을 축소한 저용량 메모리와 같은 틈새시장을 겨냥해 한국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대만의 에이패이서는 최근 듀얼라인(대표 김남곤)이라는 국내 반도체 유통업체와 업무협력계약을 맺고 국내 중소 조립PC업체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반도체 유통업계의 관계자들은 『대만 D램업체들은 1∼4M D램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반면 국내업체들은 이들 제품을 거의 단종하고 있어 대만산 D램의 유입이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