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업체들이 4일부터 홍콩에서 열리는 텔레컴아시아를 계기로 중국·일본은 물론 베트남·몽골 등 한자문화권을 아우르는 아시아지역에 통신벨트를 형성, 대대적인 수출 세몰이에 나선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4년마다 주관하는 「ITU텔레컴아시아2000」이 4일 홍콩에서 개막되고 1400여만 회선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물량이 오는 14일께 발주될 예정이어서 우방궈 중국 부총리, 고촉동 싱가포르 총리, 변재일 정통부 정보화기획실장 등 이곳을 찾은 주요국 정부 관계자 및 업계 CEO들간 홍콩 세일즈전이 불을 뿜을 전망이다. 관련기사 11면
이같은 국내업계의 한자문화권 통신벨트 공략은 그간 장비 수출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정보통신산업 해외진출이 2∼3세대 이동전화서비스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내업체들은 △세계 최초의 CDMA-1X 상용화 △동기 및 비동기 IMT2000 시스템 개발 및 시연 등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과시해 장비의 경우 중국과 동남아를 연결하는 CDMA벨트를 구축하고 서비스는 한·중·일 단일통화권 형성은 물론 아시아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2∼3세대 이동통신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빨리 초고속인터넷을 확산시킨 경험과 여기서 축적된 장비 경쟁력을 앞세워 △무선인터넷 △초고속인터넷 관련 솔루션과 장비 수출을 겨냥하는 중소 벤처업체들도 이곳을 찾은 해외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업자들의 한자문화권 공략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중국·일본은 물론 베트남·몽골 등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한 전방위 수출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몽골과 베트남 지역에 서비스 노하우를 수출, 현지 가동중인 두 회사는 2세대 시스템의 동남아 확산과 함께 중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SK텔레콤은 손길승 회장, 최태원 회장, 조정남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모조리 이곳을 찾아 현지 세일즈에 전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일본 NTT도코모와 중국 차이나모바일 등 3국의 1위 이동전화사업자를 한데 묶어 단일통화권을 형성키로 하고 이곳에서 각사 경영진을 만나 구체적인 세부협력방안을 논의한다.
한국통신 역시 성영소 부사장이 직접 나서 중국·베트남·인도 등의 관련업체를 접촉하는 동시에 수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장비업계의 중국 사냥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14일께로 예정된 중국 CDMA 장비입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이번 텔레컴아시아에 중국의 고위관료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이들에게 국산장비의 기술적 우수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LG는 그간 중국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해왔던 서평원 사장이 이곳에 상주하면서 중국 인사들과 접촉할 예정이며 삼성전자 역시 40명이 넘는 관련 직원들을 파견해 중국 시장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정부 지원 및 벤처업계 전략 =정부는 당초 안병엽 정통부 장관이 참석, 중국 및 이스라엘 장관과 연쇄 면담을 갖고 국내업계의 해외진출을 측면지원하기로 했으나 국회 일정상 이것이 무산돼 아쉬워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변재일 정보화기획실장을 파견, 5일 현지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변 실장은 국내 정보통신시장 환경 및 정부의 개방정책을 설명, 대한투자 확대를 요청할 계획이다.
특히 변 실장은 초고속인터넷 붐을 일으킨 정책당국자로, 싱가포르 등을 대상으로 수출을 추진 중인 벤처업체들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텔레컴 특별취재팀 =정보통신부 이택팀장, 최정훈·이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