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자문서 유통 활성화 추진계획」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는 정부표준 문서관리시스템(그룹웨어) 공급업체 인증작업이 정부측 전략부재로 업체에 혼선을 주고 있다.
5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행자부는 내년 상반기 그룹웨어업체를 대상으로 2차 인증시험을 실시하고 정부표준 문서관리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행자부는 내년 1월경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인증시험을 의뢰하고 실무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행자부는 『정부 공공기관으로부터 새로운 시스템 요구사항이 발생하고 있고 전산환경도 크게 달라지면서 이를 수용하기 위한 2차 인증테스트를 시행하기로 했다』면서 『1차와 마찬가지로 행정기관간 전자문서 유통표준과 행정기관의 전자문서시스템 규정 등 정부표준과 타사 시스템·문서유통 가능성 여부를 평가해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측의 갑작스런 인증요구에 관련업체들은 당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그레이드 제품에 대한 호환성 테스트가 필요하고 인증업체를 기존 6개사에서 늘리는 것은 인정하지만 정부가 가지고 있는 계획이 장기적인 전략에서 제시된 것이라기보다는 단시간에 급조됨으로써 업체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인증테스트가 실시될 당시만 하더라도 2차 인증은 언급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인증을 획득한 이후에 제품 업그레이드와 관련한 추후 인증절차에 대해서도 논의된 바 없던 사항들이다. 특히 2차 인증은 행자부측에서 계획만 발표했을 뿐 아직 이와 관련한 세부계획은 수립돼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주먹구구식」 정책결정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실제로 행자부는 『사용자 편의성과 관련한 일부 기능만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2차 인증과 관련한 해석이 분분하다. 기존에 인증을 획득한 삼성SDS를 비롯해 핸디소프트·나눔기술·소프트파워·한국정보공학·교보정보통신 등 6개사의 인증이 무효처리되거나 내년도 정부표준 문서관리시스템 공급물량에 대해서만 2차 인증이 시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년에 한두번씩 인증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정부정책이 「예측가능한」 모델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요구사항이 발생할 때마다 임기응변식으로 실시하는 것은 업체들이나 지방자치단체에 지나친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지난 4월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업체들마다 6개월이 넘게 전력을 소모한 상황을 감안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 계획이 올 상반기에 인증받지 못한 기업들의 강력한 반발에 따른 압력이나 「눈치보기식」 전시행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구심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