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벤치마킹>보급형 그래픽카드 4종

보통 그래픽카드의 성능은 속도로 평가한다. 특히 게임을 할 때 나타나는 그래픽 처리 속도를 그래픽카드의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그래픽카드 업체들도 3차원(3D) 가속 성능에 치중해 제품을 만드는 경향이 짙다.

제품의 가격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최신 그래픽카드가 가장 빠르다. 하지만 그래픽카드의 성능은 사용자의 작업 성격에 따라 크게 다르다. 만일 사무용 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하면서 가끔 동영상이나 3D게임을 하는 사용자에게 어지간한 CPU 가격을 호가하는 그래픽카드는 사치호화품이나 다름없다. 이런 이유에서 특별히 3D 게임 마니아나 3D 그래픽 작업을 주로 하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현재 시장에서 10만원 내외에 가격이 매겨져 있는 보급형 그래픽카드를 선택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이번 벤치마크는 이러한 보급형 그래픽카드 4종을 비교했다. 각 제품은 시장에 나온 지 몇 개월이 지난 것도 있고 최근에 출시된 것도 있다. 또 가격도 10만원대 초반에서 20만원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따라서 각 제품의 성능을 평가한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객관적 결과는 사용자의 필요성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

각 제품은 서로 다른 장점을 갖고 있으며 사용자는 어떤 그래픽카드가 자신의 작업 환경에서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다만 이번 벤치마크 테스트 항목 중에는 화질에 대한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화질을 나타내는 선명도나 색감 등은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테스트 대상 제품은 모두 높은 주파수의 램댁을 기본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시판되는 모니터의 최대 해상도를 지원하기에는 문제가 없다.

테스트 결과를 보더라도 각 제품의 성격은 확연하게 구분된다. 「지포스2MX」는 대부분의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내 기본적 성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판단되고 「레이드온」은 32비트 모드에 특화된 성능을 보여준다.

전체적인 성능을 평가하더라도 「지포스2MX」와 「레이드온」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포스2MX」는 「레이드온」에 비해 가격이 20% 이상 저렴하다. 결국 사용자 환경을 감안하지 않고 가격대 성능비를 따져본다면 「지포스2MX」가 가장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 「부두4 4500」은 명성과 달리 테스트 결과가 다른 제품에 비해 낮게 평가됐다. 제품 하나만을 본다면 크게 떨어지지 않지만 비교 대상인 「지포스2MX」에 비교하면 부족한 면이 있다. 단 「부두4 4500」만의 독특한 성능인 글라이드 모드 지원은 3D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에게 환영받을 만한 장점이다. 「부두4 4500」의 경우 무난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비교 대상인 「지포스2MX」가 워낙 막강한 가격대비 성능을 보여주고 있어 상대적으로 평가 절하되는 면도 있다.

「카이로」는 아직 정식 제품이 출시되지 않은 엔지니어링 샘플 버전으로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3D마크 테스트에서 보여준 좋은 결과는 정식 제품이 출시되고 많은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이 확보된 후를 기대하게 만든다.

◆테스트 제품 리뷰◆

★엔비디어-지포스2MX★

현재 1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그래픽카드 중 많은 사용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엔비디어의 지포스2MX는 하드웨어 그래픽 가속 기능인 HW T&L을 지원하며 픽셀당 2개의 텍스처 처리를 할 수 있어 미래지향적인 설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향후 게임의 경향이 고화질의 텍스처를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맞물려 게임의 실재감을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엔비디어는 자사의 지포스 칩세트를 여러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많은 제조업체들은 이들 칩세트를 가지고 동종의 여러 모델을 만들게 됐다. 이것이 보다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안정적인 오픈GL 처리 능력으로 인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연결이 가장 좋은 그래픽카드로 꼽히고 있다.

★ATI-레이드온 32MB SDR★

엔비디어의 지포스2 시리즈에 대응하는 ATI의 레이드온은 선명한 화질과 하드웨어 그래픽 가속 기능인 HW T&L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텍스처 처리에 탁월한 레이드온 시리즈는 보급형인 32MB SDR로도 충분한 3D 가속능력과 함께 탁월한 동영상 및 2D 화질을 보여 사용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3D 가속능력에서 불필요한 연산을 없애 효과적인 3D 가속을 가능케 하는 하이퍼Z 기술은 레이드온만의 장점으로 보다 효과적인 3D 표현이 가능하다. 단 10만원대인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이 흠으로 지적된다. 현재 이 제품은 전자상가에서 20만원대 전후에 판매되고 있다.

★3Dfx-부두4 4500★

과거 강력한 게임용 그래픽카드로 명성이 높았던 부두 시리즈는 엔비디어의 지포스2 시리즈의 출시 이후 다소 인기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게임을 좋아하는 사용자층에서는 널리 환영받는 제품이다.

부두5 5500의 VSA 100 칩세트를 하나만 장착하고 보급형으로 출시된 부두4 4500은 새롭게 HSR 기술을 적용하고 기타 T&L 지원능력을 추가해 3D 가속능력이 전체적으로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기존의 부두 시리즈가 높은 전력을 필요로 했던 것에 비해 새롭게 출시되는 부두4 4500은 낮은 전력만을 소모해 이전의 부두 시리즈보다 현실적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카이로★

아직 생소한 제품인 카이로(KYRO)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서 새로 선보인 제품이다. 기존 파워VR 시리즈의 후속 모델인 이 제품은 HW T&L, 풀 신 안티 에일리어싱(full scene anti-aliasing) 등 최신 그래픽카드의 기술이 대부분 적용됐다.

카이로에 포함시킨 기술 중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타일 기반 렌더링(tile based rendering) 기술은 ATI 레이드온이나 부두의 하이퍼Z 및 HSR 기술과 유사한 것으로 그래픽카드가 3D 개체 중 실제 보이는 개체만을 연산해 처리를 빠르게 만드는 기술이다. 하지만 카이로는 아직 정식 판매되지 않고 있는 제품으로 시장성 및 소비자들의 반응이 미지수다. 정식 제품이 출시되고 이 제품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가 등장하면 보다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