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日NEC 유기 EL사업 합작 배경·전망

삼성SDI와 NEC의 이번 합작은 아직 시장을 본격 형성하기도 전에 이뤄진 「빅딜」이라는 점에서 향후 유기EL시장 판도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이번 합작은 열흘전 이뤄진 LG전자와 네덜란드 필립스와의 브라운관 합작에 연이어 터져나온 것으로 세계 디스플레이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칠 것으로 관측됐다.

유기EL시장은 국내 삼성SDI와 LG전자, 일본의 NEC, 파이어니어, TDK 등이 저마다 양산준비 경쟁을 벌여왔는데 삼성과 NEC는 이번 합작으로 선두업체로 부상할 기회를 잡게 됐다.

삼성SDI는 STNLCD에서 쌓은 노하우로 모바일 디스플레이 분야의 생산·기술·판매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NEC는 관련 특허를 비롯해 막강한 기초 기술력을 갖고 있다.

두 회사는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함으로써 차세대 모바일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는 일단 유기EL분야부터 합작했으나 앞으로 PDP 등으로 협력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이는 브라운관사업에서 합작한 LG전자와 필립스가 앞으로 PDP와 유기EL로 협력을 확대하는 것과 맞물려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둘러싸고 주요 업체간 「합종연횡」이 앞으로 활발해질 것임을 예고한다.

다음은 김순택 삼성SDI 대표와 스기하라 칸지 NEC 일렉트론디바이스컴퍼니 사장이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 내용이다.

-일본 업체가 먼저 기술을 개발했다가 생산을 앞세운 한국업체에 주도권을 내주는 일이 많았는데.

▲스기하라 칸지 NEC 사장=그랬던 것은 사실이나 이번 합작은 순수히 업체간의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NEC는 삼성SDI와 30년 넘게 협력관계를 맺어와 형제처럼 사이가 좋은 파트너이며 이번 합작은 서로 「윈윈」하기 위한 전략이다.

-유기EL 밖으로 협력을 확대할 생각은 있나.

▲김순택 삼성SDI 대표=아직 유기EL 외에는 협력을 논의하지 않았다. 일류 업체가 되기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필요하다면 PDP 등에 대해서도 협력할 생각이다.

스기하라 칸지=PDP사업은 양사가 이미 별개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유기EL 합작을 계기로 협력범위를 넓힐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있다.

-기술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나.

▲김순택=PM분야는 이미 공동개발에 들어갔으며 검증도 돼 상용화에는 큰 문제가 없다. 대화면용 AM분야는 더욱 많은 시일이 걸릴 것이다.

-역할분담은 어떻게 되나.

▲김순택=우리가 일단 경영권을 갖고 있으나 이는 생산이 국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양사 모두 50대50 투자라는 정신을 갖고 있다. 솔직히 원천기술은 NEC가 앞선다. 반면 우리는 제조 생산기술이 우수하며 마케팅력도 있다. 서로 보완해 줄 수 있는 관계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관련자료◆

◇합작사 -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

◇총자본금과 합작비율 - 940억원(삼성SDI 51%, NEC 49%)

◇합작사업일정

1단계 PM방식 유기EL 2001년 6월 양산

2단계 AM방식 유기EL 개발(2001년) 및 사업화

3단계 독자 기술 개발을 통한 사업 영역 확대

◇본사 및 생산거점 - 삼성SDI 부산사업장내

◇개발거점 - 수원 및 일본 사가미하라

◇판매거점 - 서울 및 도쿄

◇이사회 구성 - 총 5명

삼성SDI(CEO 1명, 비상근 2명)

NEC(연구개발총괄 상근 1명, 비상근 1명)

◇사업계획

2005년 매출 1조원 이상

시장점유율 30%

◇투자계획

5년간 누계 5000억원(PM방식 1차 500억원, 2차 500억원, AM방식 2000억원 등)

◇생산능력

2인치 기준

2001년 월 70만개

2003년 월 150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