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법인들의 자사주 취득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가 공시일 기준인 2000년 1월 4일부터 12월 5일 현재까지 자기주식의 취득 및 처분을 공시한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장법인들은 3억7377만주, 금액으로는 5조2306억원 어치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99년보다 주식수 기준으로 369.9%, 금액으로는 227.9%가 늘어난 수치다. 이에 비해 자사주 처분은 716만주, 2179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주식수 기준으로 95.5%, 금액으로는 90%가 감소했다.
이처럼 상장사들의 자기주식 매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종합주가지수가 연초대비 51.2% 하락함에 따라 주가안정을 위한 자기주식 취득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자사주 취득공시를 하고 5일 현재 취득을 완료한 97개 기업들은 모두 1억1362만4000주, 금액으로는 1조8197억원 어치를 매입했으나 5일 기준으로 평가액은 1조3914억원에 그쳐 4283억원의 평가손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상장기업 중 삼성전자는 모두 4740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LG전자(2000억원)와 KTB네트워크(1739억원)도 많은 양의 자사주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경기계기술과 한국전자는 각각 30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내다 판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사주 취득으로 한국단자공업은 8억원, 대덕전자는 7억원의 평가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으나 메디슨은 142억원, 삼보컴퓨터는 98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