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처럼 임직원들을 칭찬했습니다. 삼성에 오랫동안 있었지만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내부 조직을 스스로 개편한 것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제서야 우리 회사에도 경쟁력이 생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4일 만난 박영구 사장(58)은 이렇게 말하며 흡족해 했다.
박영구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지식경영을 외쳤다. 처음에는 임직원들도 시큰둥했다. 시어머니 만났다는 표정도 역력했다.
그래서 박 사장은 모든 임직원과 대화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게시판을 뒀다. 마음껏 하고 싶은 얘기를 하라고 만든 자리다.
『많은 얘기가 쏟아지더군요. 오해도 있고 불만도 있고요. 그렇지만 이제 시작이다 싶었습니다.』
박 사장은 불만사항 등을 신속히 처리하게 했다. 임원 간담회에 나온 내용도 온라인으로 직원들에게 공개했다.
어느 정도 불만이 가시자 그는 관리자의 관리행태를 바꿔나갔다.
권위적인 발언이나 행동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혼쭐을 냈다. 그러자 태도가 달라졌다.
삼성코닝은 이제 디지털경영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본다. 이제부터 어떻게 사업과 연계시킬 것이냐를 고민하고 있다.
박 사장은 『굴뚝산업이 디지털이나 정보기술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으나 이는 그릇된 생각』이라면서 『디지털세상에 맞게 기업도 변해야 하고 여기에 정보기술은 효과적인 도구』라고 말했다.
삼성코닝은 이 때문에 본격 운영에 들어간 BtoB 구매 시스템이나 유리포털사이트 등 e비즈니스를 앞으로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이러한 디지털 정보시스템보다 중요한 것은 디지털세상에 맞게 어떻게 생각을 바꿔가느냐인데 이게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모든 임직원이 정보기술과 같은 도구를 염두에 두고 생각하고 일하는 방법을 바꿔가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코닝을 넘어 국내 제조업체들에 디지털경영의 전도사로 불리는 박 사장은 요즘 두가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하나는 코팅, 세라믹 등 신규 수종 사업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임직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하고 기존의 틀을 깨는 생각을 더욱 많이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일이다.
『100%라 할 수는 없으나 디지털경영의 체계가 어느 정도 구축됐으며 이제부터는 스스로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박 사장의 말에서 여유가 배어나왔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