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국가에서 이런 시장주의 경영자가 나올 수 있는가.」
일본의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海彌)집단공사의 최고경영책임자(CEO) 창 루이민(張瑞敏)이 보여준 철저한 시장 중심 경영관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올해 51세인 창 루이민은 『소비자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든다』며 사회주의 국가 경제의 기본인 「계획 생산」에 정면 배치되는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학사(공과)와 석사(경영학) 과정을 모두 중국에서 밟은 순수 국내파 창 루이민이 이처럼 시장원리에 철저한 경영관을 갖게 된 것은 중국이 최근 10여년간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외국 자본과 경쟁하며 얻게 된 교훈에 다름아니다. 그는 「소비자 제일주의」의 외국 업체에 밀려 자신이 몸담고 있던 업체가 도산 직전까지 가는 불행을 여러 번 겪었다.
그는 84년 하이얼의 창업 멤버로 참가해 공장장을 거쳐 지난 5월 CEO에 해당하는 수석집행관 자리에 올랐다. 하이얼은 중국 최대 가전업체로 올해 매출 400억위안(한화 약 6조원)에 30억위안의 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또 연평균 80%의 성장률로 조만간 「포천」지가 선정하는 500대 기업에도 들어 세계적인 기업의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창 루이민은 『500대 기업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손을 내젓는다. 그의 최종 목표는 「하이얼」을 세계 어디서든 통하는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