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스전자 이충구회장

『유닉스전자를 더이상 이미용기 전문업체로만 보지 말아주십시오.』 국내외에서 헤어드라이기 전문업체로 명성이 높은 유닉스전자가 전자혈압계로 가정용 의료기 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모르는 이들은 헤어드라이기 업체가 웬 의료기냐고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지만 유닉스전자 이충구 회장(61)을 잘 아는 이들은 충분히 이해된다는 표정이다. 23년전 회사 창립때부터 간직해온 이충구 회장의 오랜 바람이 이제 날개를 달고 있다는 것. 이 회장은 생명공학을 전공한 탓인지 사업초기부터 의료기에 애착을 가져왔다. 이 분야 개발진과도 친분이 두텁고 의료기 전문업체 사장들과도 가까이 지내고 있다.

『사실 유닉스전자는 이미 사업초기부터 안마기나 저주파치료기 등 간단한 가정

용 의료기들을 생산해왔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의료기 사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볼 수 있지요.』

유닉스전자가 전자혈압계 사업을 위해 들이는 노력은 남다르다. 지난달에는 의료기에 대해 유난히 까다로운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독일의 T5V로부터 EN46001 인증을 획득했고 현재는 미국 수출을 위해 미국 FDA 승인을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인천 공장에 별도의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관련 계측장비를 5대나 구비하는 등 대량생산과 품질확보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최근에는 영국의 유명가전메이커 레밍턴사로부터 연간 5만대 수출 계약을 따냈고 이달말경에는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와 수십만대분의 공급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어 스타트는 좋은 편이다.

『내년에는 가정용 혈압계만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이중 대부분은 해외시장에 수출할 것입니다. 전문 의료기 개발진으로 설립한 연구소에서 다양한 제품을 속속 개발, 가정용 의료기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입니다.』

이 회장은 그러나 의료기 비중이 높아진다고 해서 헤어드라이기 등 기존 이미용기 부문을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유닉스전자가 최근 무게를 싣고 있는 면도기 사업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달에 신규 모델 2개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중에도 4종의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신개념의 헤어스타일링 제품군도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이 회장과 유닉스 직원들은 새로 구입한 신사옥 입주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용산경찰서 부근에 자리하고 있는 아담한 5층 사옥은 창립 23년 만에 일군 피와 땀의 결실이다. 이 회장은 새 사옥에서 의료기사업이라는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글=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