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을 보유한 업체와는 언제라도 손잡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현지법인 및 컴퓨터·정보통신업계를 둘러보기 위해 방한한 미국 계측기업체 텍트로닉스의 릭 윌스 최고경영책임자(CEO) 겸 사장(45)은 전자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없지만 한국업체와 제휴 가능성은 항상 열어놓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텍트로닉스는 개방적인 대외협력으로 유명하다. 독일 지멘스의 계측기 부문(97년), 이탈리아의 넥시(99년), 올들어 캐나다 게이지, 덴마크의 디지앤서 등 최근 2∼3년 동안 두자릿수에 가까운 업체를 잇따라 합병했다. 독일 로데앤드슈바르즈, 일본 어드밴테스트와 공동 영업을 펼친다.
신속한 시장진입을 위해 협력이나 인수합병을 선호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나 텍트로닉스의 빠른 행보는 업계 안팎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윌스 사장은 『특히 최근 몇건의 인수는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가능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향후 확실히 이길 수 있는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텍트로닉스는 올초 프린터부문 매각을 끝으로 구조조정을 매듭지었다. 윌스 사장은 『성공작』이라고 자평하며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최근의 주가가 구조조정에 대한 외부의 시각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시장 전략에 대해 윌스 사장은 『텍트로닉스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큰 시장이며 특히 블루투스·광 관련 제품으로 승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미국내 CEO들의 40대화를 지적하면서 『새로운 사고, 과감한 추진력 등의 측면에 장점이 많다』라면서 자신의 경우 『경륜 부족을 이사회 의견청취로 보완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윌스 사장은 일상의 대부분을 고객, 직원, 주주, 애널리스트들과 대화하며 보낼 정도로 귀가 넓다는 평가다. 출장중에는 해외 현지법인의 말단직원까지 챙길 정도로 세심하다.
윌스 사장은 미국 린필드대학 컴퓨터시스템과를 졸업해 지난 79년 텍트로닉스에 입사한 이래 미 본사 마케팅 담당, 유럽지역 사장, 본사 계측기부문장 등 세일즈·마케팅 부문을 두루 거쳐 올초 CEO로 전격 선임됐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