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株「애플쇼크」직격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PC업체들의 잇따른 실적악화 발표로 국내 PC관련 업종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7일 국내 증시는 나스닥의 애플 쇼크로 PC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삼보컴퓨터의 주가가 전날보다 160원(2.33%) 떨어진 것을 비롯해 KDS(-5.43%), 현대멀티캡(-0.41%), 비티씨정보통신(-1.18%), 제이스텍(-3.21%) 등 완성PC 및 관련업종 모두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앵도수에즈WI카 증권은 PC시장 전망이 부정적인 점을 감안해 삼보컴퓨터의 투자의견을 유보에서 매도로 하향조정했으며 두루넷과 e머신즈 등 계열사들에 대해서도 주가수익 목표를 각각 15%와 24% 하향조정했다.

이와 관련, 대우증권의 윤성진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PC시장은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에서 완만한 성장세로 바뀌는 상황을 보여줄 것으로 예측된다』며 『다만 관련업종의 주가는 이미 반영된 측면이 강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모멘텀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시장은 개인용컴퓨터 제조업체인 애플이 장마감후 발표한 실적전망에서 4·4분기 매출이 기대보다 크게 모자라고 당초 기대와 달리 적자가 날 것으로 밝혀지면서 또 한번 PC시장의 경기정점 논란이 재연됐다. 애플컴퓨터 주가는 이날 15.8%의 하락률을 기록해 나스닥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게이트웨이의 실적악화 전망으로 촉발된 완성PC업체들의 주가폭락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CSFB증권사가 게이트웨이와 컴팩에 대해 추가적인 등급 하향조정을 발표하면서 주가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 종목인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도 각각 11.8%와 5.3% 하락했고 PC판매업체 중 1위 업체인 델컴퓨터(-11.1%) 역시 크게 하락해 PC관련 산업 전반에 걸친 약세가 두드러졌다.

유럽 PC시장의 상황도 미국 PC시장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유럽 PC시장은 올해 1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 5일 현재 성장률이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체 PC 수요의 약 73% 수준에 달하는 기업용PC 수요감소가 주원인이다. 유럽 PC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중반에 걸쳐 대부분의 기업들이 PC구매를 기피한데다 유로화 약세에 따른 PC가격의 상승으로 PC시장의 성장세는 예상치의 절반에 불과한 결과를 낳았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