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캐포더빌리·린 잭슨 공저 「디즈니, 꿈의 경영」
어린 자녀를 가진 독자들이라면 한번쯤 겪어보았을 것이다. 유아원에 갈 무렵의 자녀들이 미키마우스 캐릭터에 왜 그렇게 열광적으로 선호하는지를. 그리고 자녀들의 방이 굳이 아니더라도 집안 구석 어느 곳엔가는 미키마우스 캐릭터가 새겨진 의류, 수저, 컵, 필기구, 티셔츠, 하다못하면 스티커 한점쯤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보관된 비디오라이브러리 가운데 하나는 백설공주나 미녀와 야수같은 디즈니만화 한편 쯤은 끼어있을 것이다.
어른들이 보기에 미키마우스는 그저 특이하게 표현된 생쥐 캐릭터일 뿐이다. 백설공주나 미녀와 야수 역시 흔히 읽을 수 있는 원작 동화의 하나일 뿐이다. 그러고 보면 어쩌면 여러분 가운데 다수는 어린시절을 그러한 생쥐인형이나 만화영화속에서 울고 웃고 자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흔히 「미래형 경영」 또는 「꿈의 경영」이라고 표현되고 있는 디즈니식 경영은 생쥐 캐릭터나 만화영화 한편만 봐도 대강 짐작이 간다. 그만한 또래의 아이들이 어떻게 디즈니(식 경영)에 빠져드는가를 잘 나타내주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꼬마 여자아이 셋이 포함된 가족이 3박4일 일정으로 디즈니월드를 방문하여 디즈니호텔에 묶게 됐다. 아이들은 커다란 인형을 들고 다닐정도로 어렸다. 이 가족이 디즈니에서의 첫째날이 끝날 즈음 호텔방으로 돌아와보니 곰인형 세개가 식탁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 앞에는 쿠키와 우유가 놓여 있었다. 아이들은 아주 기뻐했다. 이튿날 디즈니 투어일정이 끝나자 아이들은 빨리 호텔로 돌아가자며 부모를 졸랐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시 곰인형 세개가 침대에 앉아 미키마우스 책을 「읽고」 있었다. 꼬마들이 그 장면을 보고 얼마나 좋아했겠는가. 셋째날 저녁이 되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인형들이 식탁에 모여 앉아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꼬마들이 환호하는 장면이란….
1923년 디즈니를 창업한 월트디즈니는 창조성과 우수한 장인 정신만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공을 거뒀다. 이른바 꿈에 대한 믿음 하나로 디즈니를 창업하여 전세계 기업인들의 우상이 되었다. 「꿈에 대한 믿음」은 월트디즈니가 디즈니 경영의 기본 철학으로 내세운 4가지, 즉 꿈·믿음·용기·실천의 모토다. 이 4가지 기본철학은 다시 10가지의 경영원칙들로 세분되는데 바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제1 모든 사람의 꿈을 실현시켜라
제2 자신의 믿음대로 살아라
제3 고객이 아니라 초대한 손님이다
제4 하나를 위한 전부, 전부를 위한 하나
제5 영광을 함께 나누는 파트너십
제6 용기있게 마지막까지
제7 실천하고, 실천하고, 또 실천하라
제8 당신의 코끼리가 날도록 하라
제9 스토리보드로 마술을 걸어라
제10 가장 작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가운데 「고객이 아니라 초대한 손님이다」라는 의미는 앞서 소개한 꼬마들의 이야기에서 잘드러난다. 또한 「용기있게 마지막까지」나 「실천하고, 실천하고, 또 실천하라」는 엔터테인먼트기업을 비롯해서 서비스업종 그리고 일반기업경영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디즈니를 잘 모른다면 디즈니의 신화는 꿈과 환상, 또는 무모한 도전에 의해 어쩌다 실현된 것으로 치부될 수 있다. 그러나 10가지 경영원칙에서 보여지듯 디즈니식 경영은 한마디로 기본을 중시하는 사고에서 출발하고 있다. 기본이란 따지고 보면 가장 치밀하고 가장 섬세하며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추진 수단이다. 이것이 바로 모든 이들이 한번쯤 소망해본다는 디즈니식 경영(the Disney Way)인
것이다.
<논설위원 j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