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홍길동 선수, 11시에서 12시 사이에 있는데요. 아, 사이오닉스톰! 너무 정확하네요.』
『이거 밀리는데요. 이거.』
『질럿과 하이템플러면 사실 뮤탈리스크든 히드라든 상대하기 힘들어요.』
『자, 이거 지지네요. 끝났죠.』
『더이상의 성큰콜로니도 없기 때문에 막기는 힘듭니다.』
「스타크래프트」가 게임업계에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키면서 일반인들은 생소한 게임용어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이러한 용어들이 암호문처럼 생소하다.
최근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게임방송을 보면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주고받는 말은 게임마니아가 아니면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 일색이다.
「질럿」 「히드라」 「성큰콜로니」 「지지」 등.
때문에 게임에 흥미을 가지려는 사람들도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게임용어로 인해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스타크래프트는 인기도 많은 만큼 용어도 다양하다.
「질럿」 「히드라」 「성큰콜로니」는 게임내의 유닛과 기지 등을 가리키는 말이며 「러시」는 공격, 「지지(good game)」는 항복이라는 말로 사용된다. 이러한 기본적인 용어 외에도 게이머들은 여러가지 재미있는 용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신세대들이 많이 쓰는 「삽질」은 게임에서도 사용되는데 의도하지 않은 실수를 하는 것을 말한다. 「종합선물세트」는 백화점식 유닛생산을 일컬을 때 게이머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또 「쌈싸먹기」도 게임중계시 종종 듣게 되는 말인데 공격시 유닛을 벌려놓고 한번에 몰아칠 때 쓴다.
축구게임인 「피파」도 스타크래프트에 비해 일반적인 용어를 쓰지만 재미있는 은어가 많다.
「쌩까기」는 크루이프턴이라는 제침기술을 쓰지 않고 상대 수비수를 그냥 지나치는 것을 말한다. 「하이따슛」은 골키퍼 밑으로 지나가는 땅볼슛을 말한다.
피파의 경우 스타크래프트의 용어를 차용해 쓰는 경우도 있다. 압박수비를 걸고 세명이 동시에 태클을 한다는 「저글링 태클」은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그족의 공격병인 「저글링」처럼 집단으로 태클한다고 해서 붙여졌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게임에도 은어가 많다.
「다구리」는 여러 게이머가 한 게이머를 집중 공격하는 행위를 말하며 「MPC」는 게임내에서 물건을 팔거나 각종 서비스를 하는 도우미를 일컫는다. 「쩌리」는 레벨 높은 사람들을 쫓아다니면서 경험치를 얻는 행위를 말한다.
또 「PK」라는 말은 「Player Killing」의 약자인데 게임에서 상대방을 죽이는 행위로 온라인게임이 사회적인 문제가 될 때 세간의 입에 종종 오르내리곤 한다.
하지만 이런 게임용어들이 언어를 오염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한글을 써도 무방한데 순화되지 않은 외국어와 정체불명의 용어들을 무분별하게 사용, 언어체계를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 게이머들은 이러한 용어들을 한글로 바꿀 경우 게임의 재미와 긴박한 느낌이 사라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