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에게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는 업종 특성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까르푸 주도로 추진중인 글로벌 e마켓플레이스 구축전략도 구매업무의 효율적 재편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까르푸 상품구매본부 이봉진 이사(38)는 유통업의 e비즈니스는 사실 B2B EC가 전부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업종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는 설명이다.
『사실 유통업과 EC의 연관성, 또한 그 중요성은 오래 전부터 절실하게 인식돼 왔던 문제입니다. 유통업체가 일정 수준 이하의 상품부족비율(결품률)을 상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제조·공급업체와의 탄탄한 협업체계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이사는 까르푸가 세계적으로 공급망관리(SCM) 전략에 특히 신경써 왔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지난 95년 국내 시장 진출 이후 한국까르푸의 e비즈니스 전략은 세계적인 명성이나, 국내 2위의 매출규모에 걸맞지 않게 다소 늦은 감도 있다. 국내 협력사인 제조업체들의 업무관행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끌어올리기 힘들었던 이유도 있지만, 사실 까르푸도 그다지 적극적이지 못했다. 수년 전부터 세계적으로 e비즈니스 열풍이 몰아닥치면서 비로소 눈을 뜨게 된 것이다.
한국까르푸는 지난 98년에야 B2B EC사업에 착수했다. 98년 한국P&G를 시작으로, 99년 한국켈로그·오뚜기 등과 SCM 구축사업을 추진해 현재 본격 가동단계에 들어섰다. 그나마 국내 기업인 대상·삼성전자·동서식품 등과는 올들어서야 SCM 구축사업을 시작해 현재 시스템을 공동 개발중이다.
SCM과 함께 현재 까르푸의 e비즈니스 전략을 묻는다면 「글로벌 e마켓플레이스」라고 이 이사는 자신있게 말한다. 올해 2월 까르푸가 주주로 참여해 만든 생활소비재 전문 e마켓 「글로벌넷엑스체인지(GNX http://www.globalnetxchange.com)」가 그 첫걸음이다. 그는 『현재 전사적인 차원에서 GNX에 힘을 싣고 있다』면서 『이달중으로 본사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방문해 국내 유통업체들의 참여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GNX는 유통업 중심의 글로벌 e마켓으로는 세계 처음으로 지난 2월 설립됐고, 현재 상용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장 한국시장에서는 내년 중반부터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국내 제조사들과 진행중인 SCM의 통신서비스부터 GNX의 웹 기반 전자문서교환(EDI) 시스템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사실 이 이사는 e비즈니스 전문가는 아니라고 고백한다. 지난 85년 SK상사를 시작으로 줄곧 유통업에만 종사했을 뿐 정보기술(IT)과는 별로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e비즈니스 선구자가 아니라 다국적 유통업체가 진행중인 선도적인 사례에 보다 주목해달라』는 것이 그의 당부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