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국제게임기술세미나」가 게임종합지원센터와 한국게임제작협회 주관으로 15, 16일 양일간 코엑스 402호에서 열린다. 급변하는 게임제작 환경과 날로 발전하고 있는 게임 기술 동향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세미나는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빙, 유명 게임제작 사례를 중심으로 △게임 기획 및 제작 방법 △3차원CG 등 관련 기술 △선진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이틀에 걸쳐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주요 발제자들의 발표 내용을 요약·소개한다. 편집자◆
◇온라인 게임 기획과 제작-마리텔레콤 곽현수 기획·운영실장
-프로필
1995년 연세대 생명공학과 석사 졸업
1997년 온라인 게임 운영팀장, 「단군의 땅」 기획제작
1999년 새너제이 지사 파견 근무, 「아크메이지」 개발
2000년 마리텔레콤 기획·운영실장
「단군의 땅」 「아크스페이스」 「스타밧 마테르」로 이어지는 마리텔레콤의 온라인 게임은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에 따라 3차원 롤플레잉게임으로 점차 업그레이드돼 가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보다도 게임을 타깃층에 맞게 기획하는 작업이다.
게임을 기획할 때 우선 고려해야 하는 사항은 특성이 다른 게임들을 군락별로 분류하고 각 분류별 특성을 살피는 것이다. 분류 이후에는 각 부문별로 타깃마켓의 전반적인 연령이나 난이도의 적정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각 분류별 게임 특성을 파악해 게임 기획 단계부터 제작에 필요한 각종 요소들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 제작과정에 참여할 인적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제작 단계별 소요 비용과 기간은 얼마인지, 시장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등을 미리 고려해야 한다.
또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제품 출시후 고객지원 체제를 운용할 방법도 빼놓지 말고 검토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요금체계 및 결제방법은 물론, 사후서비스·업그레이드·오프라인 동호회 활동 등도 꼼꼼히 계획할 부분이다.
온라인 게임은 기획의 승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 「텟켄」시리즈 제작과정-일본 남코 가와무라 준이치 제2개발본부장
-프로필
1982년 와세다 대학 법학부 졸업
1988년 남코 개발2부 입사, 게임기 기획 및 디자인
1994년 비주얼 스튜디오 개발부 부장, 남코-DH-게임 라보 사업국장 겸 수석PD
2000년 남코 개발본부장, 무비 제작 프로듀서
94년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으로 처음 개발된 「텟겐」은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이듬해 플레이스테이션 가정용 게임으로 개발됐다.
95년 8월에는 업소용 「텟겐2」가 개발됐고 이어 플레이스테이션용 「텟겐2」가 96년 3월에 개발돼 매년 업그레이드를 통해 올 3월 플레이스테이션용 「텟겐 태그 토너먼트」까지 개발, 출시됐다.
「텟겐」시리즈가 이같이 인기를 끌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데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지만 비주얼적인 새로운 표현과 디자인들이 상당수 작용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비주얼 개발자가 자신이 실현하고 싶은 표현과 그 한계들을 잘 조합해야 한다. 특히 업소용 시스템과 가정용 플레이스테이션은 화면의 크기나 운용프로그램에서 성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른 환경을 잘 인지해 표현을 개발해야 한다. 또 각종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개발의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텟겐 태그 토너먼트」가 미국 「시그래프 2000」에서 일렉트릭 시어터상을 수상한 것도 이같은 노력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플레이스테이션2」처럼 네트워크 기반의 차세대 고성능 게임기기가 잇달아 등장함에 따라 게임의 표현요소도 플랫폼의 변화에 발맞춰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오니무샤」 CG무비 제작과정-일본 링크디지웍스 후쿠모토 다카시 CG디렉터
-주요 프로필
1981 예술학부 영상계획학과 졸업
1982 오사카 대학 공학부 CG과정 수료
1987 오리콘-픽처스 CG캐릭터애니메이션 기획개발
2000 링크디지웍스 CG디렉터·프로듀서, 오사카 예술대학 예술학부 영상학과 강사
내년 1월 캡콤이 출시할 PS2게임 「오니무샤」의 게임 무비는 모션캡처 기술을 구사, 실사에 가까운 표현을 추구한 풀 CG영상이다.
초기 5분 가량의 오프닝 장면은 「구로사와」 영화같은 실감나는 전투장면을 표현하기 위해 별도의 세트를 만들어 실사장면을 롱샷으로 촬영한 다음 모션캡처링을 통해 그래픽화했다. 특히 모션캡처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영국 옥스퍼드 메트릭스사가 개발한 광학식 모션캡처 시스템 「VICON8」을 활용해 6명이 동시에 프로그램을 운용, 모션캡처를 실시했다. 이후 각 데이터를 그룹별로 나눠 캐릭터를 배치하고 카메라의 움직임을 붙여 2000명 이상의 병사를 움직이는 듯한 박진감 넘치는 전투장면을 제작했다.
중간과 엔딩 장면은 사람과 괴물이 격투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리허설에서는 콘티에 따라 컷순으로 DV카메라에 의해 촬영하고 실제 촬영은 감독의 지시사항이 별도로 적힌 가이드용 비디오 콘티를 마련, 모션캡처에 활용했다.
특히 주인공의 얼굴에 57개의 표지를 붙여 미묘한 얼굴의 움직임을 페이셜 캡처로 잡아내고 모션캡처 촬영시 직접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찍는 핸드헬드 기법을 시도한 것은 사실감을 높이는 한편 괄목할 만한 기술발전의 결과를 안겨주었다.
◇인터넷 게임비즈니스 환경-게임벤처 민용재 경영전략팀장
-프로필
1999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
1999년 CCR 입사, 게임사업부 발족
2000년 게임벤처 설립, 게임벤처 경영전략팀장, 해외법인 설립 총괄 추진
미국 플래토시스템이 69년 개발한 2인용 온라인 게임 「SpaceWar」를 시작으로 온라인 게임의 역사는 시작됐다. 88년에는 EA가 최초의 모뎀 플레이 게임 「Modem Wars」를 출시했으며 89년 멀티플레이어 게임 네트워크가 출범하면서 온라인 게임서비스가 시작됐다.
현재 미국은 「울티마 온라인」 「에버퀘스트」 등 재미있고 친근한 가족 중심의 온라인 게임이 AOL·MS 같은 대기업들을 위주로 서비스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온라인 게임은 94년 PC통신 머드게임 「쥬라기 공원」을 시작으로 급속한 성장세를 기록, 지난해 1200억원의 시장규모를 이뤘다.
온라인 게임의 수익은 광고비와 이용요금으로 크게 나눠진다. 색다른 비즈니스 모델에 의한 수익확보 방법은 △게임패키지를 사고 이용료도 내는 모델(울티마 온라인) △PC방 과금모델(리니지) △이용자에게만 과금하는 모델 등이 있다.
한국의 온라인게임은 연간 400%에 달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세계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배경에는 PC방이라는 독특한 인프라가 있지만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의 보급이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온라인 게임은 다수의 PC방이 수익성 악화로 정리되고 시장경쟁이 가열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종 소비자들을 중심에 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 게임은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다.
◇게임과 프로그램-일본 게임프로그래머 야마나 마나부
-프로필
1984년 일본대학 생산공학학부 졸업
1985년 츈소프트 입사, 「드래곤 퀘스트3」 프로그래머
1992년 하트비트를 설립, 슈퍼패밀리콤의 「판 드래곤 퀘스트3」 프로그래머
2000년 「드래곤 퀘스트7」 제작
좋은 게임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기획이 선행돼야 하지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기법이 중요하다.
「드래곤 퀘스트7」은 게이머가 게임을 즐기는 도중 반복되어 체험하는 맵전환이나 메뉴 윈도 같은 내용을 별도 프로그램으로 처리했고 재미를 더하기 위해 화려한 특수 이벤트를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했다.
특히 맵 전환시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 △CD롬에서 데이터를 읽는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메뉴 윈도의 프레임레이트 특수처리 기술 △롤프레잉게임을 만들 때 필수가 되는 다량의 파라메이터 데이터 프로그램 처리방법 등 부가적인 프로그램 기법을 동원했다.
그러나 게임개발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대규모 자금과 오랜 시간이 투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다.
각 조직상 연계가 느슨해질 수도 있고 당초 기획과는 다른 방향으로 추진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과다한 인원을 투입함으로써 발생하는 인건비 문제와 인력관리다.
이 때문에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제작할 때는 판매·시나리오·일러스트·CG·사운드·프로그램 등 주요 부문마다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는 두었지만 실제 작업은 모두 다른 회사에서 아웃소싱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국제 플레이어를 기반으로 한 대용량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게임의 발전과 디자인-미국 플레이넷 짐 메스텔러 사장
-프로필
1980년 레코그니션 이퀴프먼트 입사
1998년 이메직온라인 부사장, 「WarBirds」로 올해의 온라인 게임상 수상
1999년 존 매퀸과 플레이넷 공동 설립
2000년 플레이넷 재정기획 및 사업개발 담당 CEO
온라인 게임은 어느 곳에서나 쓸 수 있는 중립적인 소프트웨어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메시지가 분리된 중립적인 언어가 기반이 돼야 하며 하위시스템이 분리돼 포트관리가 용이한 호환성 높은 플랫폼도 필요하다.
온라인 게임 「World War Ⅱ」는 기획에서부터 세부 디자인이 일사분란하게 연결돼 있고 엔진이나 서버 등도 플레이어가 몰입할 수 있도록 최적화돼 있다. 가장 큰 장점이라면 게임 속에 사용된 지형이나 매체를 끈질긴 노력을 통해 사실감 있게 표현한 것과 인간의 움직임을 3D로 생생하게 재연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온라인 게임은 참여한 플레이어가 서로 커뮤니티를 이뤄 게임과 관련된 정보를 주고받고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플레이어 순위를 매기는 배치와 질서유지 등 실제 게임과정에서의 플레이어들이 느낄 수 있는 재미요소의 기획도 아주 중요하다.
코너드 랫 소프트웨어 디자이너와 프로듀서들이 말하는 팀워크와 순위구조, 새로운 플레이어가 포착되는 방법, 게임상에서 죽은 플레이어가 홈필드에서 즉시 돌아올 수 있는 방법 등 세부적인 아이디어는 실례와 함께 세미나를 통해 설명할 예정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