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세인 반도체 장비와 똑같으나 해당 품목분류(HSK)에서는 빠져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장비에 대해 세율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골머리를 앓던 일선 세관 관계자들은 앞으로 그럴 일이 적어 졌다. 최근 정부가 내년부터 일부 LCD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에 무관세 적용 품목에는 극히 일부의 핵심장비만 포함돼 세관 담당자들은 내년에도 관련 부속장비나 부품을 통관시킬 때마다 해당업체와 입씨름을 벌여야 할 판이다.
현실에 맞지 않는 HSK로 인해 논란이 야기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가 대안 마련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한국디스프레이연구조합은 최근 현실과 맞지 않는 HSK코드체계로 인해 통관절차의 지연은 물론 역관세에 따른 원가경쟁력의 약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보고 새로운 HSK코드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디스프레이연구조합은 최근 관세 전문 연구기관에 의뢰해 LCD를 비롯한 평판디스플레이 관련 소자·장비·부품 재료 전반에 대한 HSK코드체계 개선방안을 마련, 이르면 내년 초 관계 당국에 의견을 제출하기로 했다.
반도체산업협회 역시 최근 HSK코드가 여러 범주에 흩어져 있어 관세업무에 어려움이 많다고 보고 코드 개선에 대한 업계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업계의 움직임에 대해 산업자원부와 관세청 등 관계 당국에서도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산자부는 수출 양대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HSK코드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관세청도 업무처리의 일관성 확보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업계에서 의견을 내놓을 경우 이를 적극 검토해 관계당국간 협의를 거쳐 세계관세기구(WCO)에서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관련체계를 뜯어 고칠 방침이다.
디스프레이연구조합의 한 관계자는 『정보기술협정(ITA)이 반도체에 이어 평판디스플레이에 대해 무관세화를 추진하는데다 산업육성 차원에서 품목분류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맞춰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