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M 이재성 대표

『조직을 직접 운영하자니 챙겨야 할 크고 작은 일이 참 많더군요. 더군다나 이제부터 본격적인 인터넷 비즈니스를 벌인다고 생각하니 정말 벤처가 된 것 같습니다.』

99년 7월 산전사업부 분사를 반대하는 현대정보기술 이사진을 40여분간 설득해 지금의 HKM을 만든 이재성 대표의 뒤늦은 소감이다.

당시 현대정보기술은 마붕리 연구소 설립 등의 대규모 투자에 IMF까지 겹쳐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당시 산전사업부 본부장이었던 이 대표는 「사업부문 전문화」만이 살 길임을 강조했고, 결국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HKM은 국내 선박자동화 솔루션 시장의 60%를 점유하면서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으로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HKM이 「절반의 성공」인 이유는 최근 조선기자재 e마켓플레이스(http : //www.buymarinekorea.com) 운영에 나서며, 조선 B2B 분야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HKM이 운영하는 바이마린이코리아는 국내 1000여개 조선기자재를 온라인에 진열, 외국 바이어들이 우수한 조선기자재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국내 유일의 조선기자재 e마켓플레이스로 국내조선기자재공업협동조합 소속 1700여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HKM은 7월 사이트를 개설한 이후 이 여파를 몰아 해양수산부의 벤처기술개발지원 프로젝트 중 하나인 「e트레이닝」 사업권을 획득했다. 선원들의 정기 교육을 선상에서 인터넷으로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또 산업자원부의 중기거점과제 중 하나인 「디지털 선박」 프로젝트의 사업권도 따냈다.

올해만 약 230억원의 매출과 18억원 수준의 단기순이익이 예상되는 HKM은 「탄탄한 기술력이 오프라인 상의 안정적 매출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B2B로 자신 있게 나서게 하는 동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올해로 쉰 다섯이다. 젊은이들이 주름잡는 벤처 시장에서 「노익장」을 과시해야 한다. HKM 설립 당시 노르웨이 콩스버그 그룹으로부터 700만달러 투자를 받아낸 당사자이기도 한 이 대표는 『젊은 벤처기업가들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낸다.

이 대표는 e마켓플레이스 사업이 조속히 정착되는 대로 분사할 계획이다. 2∼3년 후 인터넷 비즈니스 「선장」이야말로 노익장 이 대표가 꿈꾸는 제2의 인생이다.

<글=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