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IT산업 총결산>3회-SW SI

★시스템 소프트웨어

올해 데이터베이스(DB), 미들웨어, 시스템관리 소프트웨어(SMS) 등 기업 정보시스템의 인프라 역할을 하는 시스템 SW 분야는 안정적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정보시스템 구축 수요에 덧붙여 닷컴 열풍과 포털사이트 대거 출현, 고객관계관리(CRM) 및 전자상거래(EC) 시스템 구축에 따른 이들 인프라 SW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00억원대를 돌파한 국내 DB시장은 올해 15∼20% 정도 증가한 1300억원선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분야 수위 업체인 오라클은 50%를 약간 웃도는 점유율로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최근 DB가격 인상에 따른 사용자 반발, 삼성SDS와 결별설 등으로 DB맹주의 이미지가 퇴색하고 있다.

이에 반해 MS가 SQL서버 7.0을 내놓으면서 대형 사이트 발굴, 윈백 전략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IBM도 상반기 DB2 UDB 신제품을 선보인 이후 새로운 판매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등 공세가 거세지고 있어 내년에는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국산 DB 업체인 한국컴퓨터통신이 내수는 물론, 해외진출 등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였으며 알티베이스 등 메인메모리 DB업체들이 올해 처음으로 등장, 신개념 DB기술을 국내에 소개했다.

미들웨어 분야에서는 전통적인 TP모니터 등 클라이언트 서버형 미들웨어가 급격히 퇴조하고 웹기반 제품군이 급부상했다. 특히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 시장은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늘어난 3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산돼 미들웨어 시장의 주류로 부상했다. BEA·IBM·한국썬·오라클 등은 향후 EC·B2B 시장을 겨냥해 WAS 단품 전략에서 벗어나 통합 웹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 등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SMS 시장은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서비스 제공업체(SP) 사업자 증가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SP들의 중단, 에러없는 서비스를 위해서는 SMS가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서비스 업체와 고객사간 서비스 수준협약(SLA) 체결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내년에도 여전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MS 수요 중심축도 30대 대기업 계열사에서 ISP·TSP·ASP 등 서비스 업체로 급격히 이동하는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운영관리를 대행해주는 MSP가 출현, NMS·SMS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올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SW 시장은 정보화 투자가 급격히 늘면서 고도의 성장세를 구가했다.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그룹웨어, 지식관리시스템(KMS)은 기업 정보 인프라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30%대의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CRM이 신생 분야로서 입지를 대폭 늘리는 등 올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SW 시장은 풍성한 수확의 시기였다.

국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SW 시장은 이같은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다양한 지각변동이 나타난 것이 특징이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면 ERP분야에서 SAP코리아의 약진이다. 올들어 SAP코리아가 제일제당에 이어 SK·LG화학 등 굵직굵직한 기업의 영업권을 따내며 이 분야에서 선두에 올랐다.

SAP코리아의 이러한 성장세와 달리 대부분의 외산 기업은 당초 기대와 달리 실적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국내 기업이 선전하면서 외산과 국산간 희비가 엇갈린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영림원·지앤텍·소프트파워 등 ERP 업계는 물론 CRM 업계에서도 씨씨미디어·온빛시스템·유니보스 등 국산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더욱이 이들 기업은 해외 현지법인과 제휴하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해외진출에도 발빠르게 대처했다. 이에 따라 해외영업이 가속화하는 내년에는 가시적인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대형 기업이 애플리케이션 SW의 텃밭으로 알려져 왔으나 올해는 온라인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임대해 주는 ASP가 대거 등장하면서 중소기업들도 수혜대상으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그룹웨어, ERP, CRM 전문 ASP가 출현해 중소기업 대상의 마케팅 전략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물론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내년부터는 시장성장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분야별로는 ERP가 전년보다 30% 이상 성장한 800억원 규모로 예측된다. 기업간(B2B) EC 열풍과 맞물려 기간시스템에 대한 전산화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ERP 시장이 호조를 보였다. 특히 그동안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으나 도입을 미뤄온 대기업이 구매에 나선 것은 물론 중견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것도 눈에 띄었다. 이에 따라 국산 ERP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으며 투비시스템즈·뉴소프트기술 등 신생기업 진입이 계속됐다.

회계·생산·재무 등 ERP 핵심모듈 위주로 공급되던 ERP시스템은 공급망관리(SCM), CRM, B2B 마켓플레이스 등으로 통합, 확장하는 추세가 역력했으며 웹버전 출시도 잇따라 이뤄졌다.

그룹웨어는 핸디소프트·나눔기술·삼성SDS·로터스코리아 등 4강체체가 확연히 나타났다. 정부 공공기관은 전자정부문서유통시스템 도입으로 핸디를 위시한 국산 업체들이 맹위를 떨친 반면, 기업 전사적으로 그룹웨어를 도입하는 등의 민간분야에선 로터스코리아가 선전하는 등 2원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기술적으로는 컴포넌트와 확장성표기언어(XML) 지원이 필수화됐다. e메일·게시판·전자결재 등이 컴포넌트화하면서 기간시스템의 일부 모듈로 포함되기 시작했다.

CRM은 올해 가장 큰 호황을 맞은 분야다. 4·4분기들어 주춤해지고 있지만 인터넷 기업들이 수익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CRM을 도입한 데다, 굴뚝산업에서도 고객데이터를 통합하고 차별화된 마케팅전략을 수립한다는 방침아래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데이터마이닝이나 데이터분석 기술 등 기반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이 잇따라 진출,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으며 외국에서도 브로드비전·시벨·넷퍼셉션 등 CRM 전문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이어졌다. 토종 CRM업체들은 연합전선을 형성, 외산에 공동대응할 움직임이어서 내년에도 활약상이 기대되고 있다.

컴퓨터바이러스 백신 업체들의 성장도 올해 빼놓을 수 없는 일가운데 하나다. 작년 불법복제 단속과 CIH 바이러스 대란으로 큰 성장을 이룬 백신 시장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작년 약 160억원 규모였던 백신 시장은 올해 60% 가량 성장해 260억원 정도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이는 4월에 다시 CIH 바이러스 피해가 난 데 이어 러브레터·나비다드 등 인터넷 웜이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림에 따라 백신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또 안철수연구소·하우리 등이 서버용 백신을 속속 발표해 기업용 시장, 그 중에서도 금융권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도 시장 성장에 일조했다.

★시스템 통합(SI)

올해 국내 시스템 통합(SI) 시장은 철도청·국방부 등 주요 정부기관의 대규모 정보화 투자가 이어지고 해외 SI사업 수주도 호조를 보이면서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30% 가량 성장한 8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SI업체 대부분이 대폭적인 매출성장과 함께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이익을 실현함으로써 완전한 흑자 경영기조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삼성SDS·LGEDS시스템·현대정보기술·쌍용정보통신 등 주요 SI업체의 올해 매출은 전년도에 비해 10%에서 많게는 200%까지 증가하는 등 빠른 매출 성장세를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한 지난해 매출규모가 500억∼700억원대이던 교보정보통신·CJ드림소프트·NDS(구 농심데이타시스템)·라이거시스템즈 등 중견 SI업체들도 올해는 1000억원대의 매출 달성과 함께 평균 50억원 가량의 경상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가파른 시장 성장세의 원인으로는 △공공·민간부문 투자회복 △「사이버코리아21」 등 국가 대형 정보화 프로젝트의 확대 추진에 따른 공공부문 시장확대 △금융·제조부문 아웃소싱 확산 △인터넷 분야 네트워크 및 전자상거래·보안 등 신규시장 활성화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국방 분야의 과학전투훈련장(KCTC) 및 육군 C4I사업과 철도청 통합정보시스템, 주요 은행권의 카드 및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필리핀·파키스탄·말레이시아·쿠웨이트 등 동남아 지역에서 국내 SI업체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한 것도 올해 SI시장 활성화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대규모의 경상이익 실현은 SI업체 대부분이 주식시장 등록을 앞두고 그동안의 단순매출 성장 위주로는 회사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수익사업 확보를 통한 경상이익 확대에 경영 초점을 맞춰온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국내 SI시장은 범국가적인 전자정부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과 주요 업체들의 해외 SI사업 수주 노력에 힘입어 당분간 빠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업체별 특화 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전문 SI업체로의 변신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