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선정 초읽기>6회/끝-에필로그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정기)는 최근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사에 착수했다.

심사위원은 시민단체·법률·경영회계·방송·기술 등 5개 분야 전문가 14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비공개 장소에서 사업신청서를 제출한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컨소시엄과 한국위성방송(KSB)컨소시엄에 대한 사업자 적격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방송위는 심사위원 명단과 심사 결과를 오는 19일 공개할 방침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아마도 위성방송사업자 허가추천을 기다리는 사업자들의 심정은 이와 같을 것이다.

그러나 양대 컨소시엄은 사업자 선정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일에 열린 청문심사와 현장실사를 통해 어느 정도 심사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다고 서로 자신하고 있다.

이날 청문에서는 수신기 보조금 지급 문제, 지상파 참여로 인한 독점, 다양한 고품질 콘텐츠의 확보 가능 여부 등이 집중 거론됐다.

특히 청문위원들은 초기 대량 가입자 확보를 위해 수신기 보조금을 지급하는 문제와 관련해 KDB에 『30만원짜리 수신기의 보조금을 13만∼25만원선으로 지급할 경우 이와 관련한 손실만 358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사업의 안정적

운영에 의문을 제기했다.

KSB의 청문에서는 최대주주인 데이콤의 경영 안정성 문제, SO와의 균형발전 문제, 재벌과 외국 미디어 참여 등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KDB는 위성방송사업권을 따낼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자금력과 사업추진 능력 등을 갖춘 한국통신과 KBS의 두 기둥을 주축으로 위성방송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보다 이른 시일 내에 위성방송 사업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갖는다는 주장이다.

KSB는 이번 청문회와 현장실사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보였다며 사업권 획득을 확신하고 있다. KSB는 청문위원들이 청문회장에서 뿐만 아니라 현장실사에서 청문위원들이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청문회 결과는 비디오와 보고서를 통해 심사위원들에게 전달됐다. 심사위원들은 이 자료와 각 컨소시엄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된다.

사업자 선정을 3일 정도 앞두고 방송업계에는 추측과 루머가 무성하다. 2000년 최대의 이권사업 중 하나인 IMT2000사업자 선정결과도 어느 정도 심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심사위원들의 공정한 심사와 사업자들이 결과에 승복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이제는 사업자 선정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 방송계는 KDB와 KSB 두 개의 편으로 갈라서서 때에 따라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는 일도 많았다. 업계에서는 위성방송사업자가 결정된다면 이러한 소모적인 비방보다는 탈락한 사업자를 끌어안고 갈 수 있는 공생의 길을 모색하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방송위도 사업자 선정이 중요하지만 그 이후를 수습하는 문제도 사업자 선정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심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탈락자에 대해 일정 정도 배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민방을 선정할 때도 선정자 외에 탈락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방송위는 위성방송사업자 허가추천이 어떠한 외압도 없는 상황에서 공정하게 평가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방송계에서도 방송위원회가 새롭게 출범한 이후 최대의 허가사업인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이 의혹없고 부끄럼없는 결과를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