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월드>동계리그 왕중왕은 누구?

「내 사전에 2등이란 없다.」

삼성디지털배 KIGL 동계리그 마지막 결승전을 앞둔 선수들의 각오다.

먼저 지난 두달간의 치열한 순위 레이스를 뚫고 각 부문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한 드림라인(스타크래프트 남성), 올더웹 V나라(스타크래프트 여성), n016(피파2000) 등은 16일 잠실 롯데월드내 KIGL 전용구장에서 벌어지는 결승에 선착, 우승을 위한 5부 능선에 올라있다.

하지만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결승전은 정규리그와는 달리 그날의 경기 컨디션과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우승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가운데서도 가장 우승권에 접근해 있는 선수는 단연 피파2000에 출전하는 n016 이지훈이다.

지난 하계리그 5차전에 혜성 같이 나타나 피파2000부문을 평정하고 있는 이지훈은 이른바 피파계의 지존으로 통한다. 하계리그, 추계리그, 월드사이버게임챌린지 등 출전하는 대회마다 1위에 오르며 새로운 신화를 만들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동계리그 우승컵을 안기 위해서는 난적인 신인 네트로TV의 곽래혁과 KTB퓨처스의 이형주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네트로TV 곽래혁은 10승2패를 기록, 당당히 2위에 오른 다크호스. 하지만 이지훈은 이번 시즌 2번의 경기에서 곽래혁에게 모두 승리, 일단 기선을 제압하고 있다. 반면 KTB퓨처스의 이형주는 번번이 이지훈의 연승행진에 제동을 걸고 있는 이른바 이지훈 킬러. 이번 리그에서도 이형주에게 유일한 패배를 당한 이지훈은 내심 이형주보다 곽래혁이 결승전에 올라오기를 바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여성부문에서는 시즌 내내 1위를 고수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올더웹 V나라 김지혜의 활약이 기대된다.

특히 저그를 주종족으로 하는 김지혜는 뮤탈리스크와 저글링 러시 등의 단조로운 경기운영을 펼친 지난 추계리그와 달리 최근에는 상대에 따라 스콜지와 저글링으로 맞서기도 하며 때로는 럴커로, 때로는 전지역 멀티에 이은 무한 히드라로 상대를 공략하는 등 한층 안정된 기량을 선보이고 있어 시즌 첫우승의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하지만 김지혜도 첫우승의 감격을 맛보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칸 김인경, 드림라인 이은경, 네트로TV 김경미 등 수많은 경기경험을 갖고 있는 노장들의 벽을 넘어야 한다. 특히 김지혜는 지난 추계리그 결승전에서 제대로 실력발휘를 해보지도 못한 채 2대0으로 김인경에게 진 경험이 있어 심리적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시즌 8차전까지 물고 물리는 접전이 펼쳐진 스타크래프트 남성부문은 아무도 우승팀을 예측할 수 없는 혼전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동계리그는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 따라서 결승 당일 컨디션에 따라 우승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 중에서도 결승전에 안착한 드림라인은 노장 김기철과 함께 신인 김유민이 환상의 콤비를 이루고 있어 우승 전망이 가장 밝은 편이다. 프로토스의 김기철, 저그의 김유민이 있는 드림라인은 상대의 종족에 따라 출전선수를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며 특히 김기철이 지난 하계리그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어 무엇보다 유리한 상황. 하지만 시즌 막판까지 드림라인의 뒤를 추격한 삼성전자 칸, 스틱, 네트로TV, n016 등도 결코 우승컵을 양보할 수 없다는 각오여서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두달간의 기나긴 순위 레이스를 마감하고 과연 누가 영광의 우승컵을 안을지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