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제품의 호환성과 품질의 균등성을 보장하기 위한 남북 국가표준 상호인정 체계구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14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표준과학연구원은 북한에 진출하는 남한 기업들이 증가함에 따라 남북의 측정기준과 절차를 통일시켜 제품의 호환성과 품질의 균등성을 확보하고 국제적인 신뢰성을 얻기 위한 남북 국가 측정표준의 상호인정 및 국제인정체계 확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표준연은 북한에 생산시설을 갖출 계획인 남한 기업의 교정·시험 등에 대한 측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남북의 측정표준기관 주도로 「표준센터(metrology center)」를 설립, 공동 운영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표준연은 특히 남북 측정표준기관간 협력관계가 확립되면 표준센터 설립과 운영은 물론 KEDO 등의 개발사업에 필요한 측정표준 등의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남북이 국가표준 분야의 지역협력체 구성 및 국제기구 활동에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표준연은 이를 위해 통일부를 통해 실무자 접촉을 요구하는 한편 개성공단사업과 연계시켜 북한의 측정표준 상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극동지역의 표준현황 파악과 주변 관련국 표준기관의 입장정리에 들어갔으며 KEDO사업 등의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4단계로 나뉘어 추진될 이번 사업은 1단계로 내년까지 표준센터 설립 합의 및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2004년까지 2단계로 420억원의 예산을 들여 표준센터 건설 및 교정·시험·검사장비 확보, 운영인력 교육훈련사업 등을 펼칠 방침이다.
또 2005년부터 2006년까지 3단계에는 연간 200억원의 예산으로 교정·시험업무, 정밀측정기술 교육훈련, 국제학술회의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2006년 이후인 4단계에는 동북아지역 국제협력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동북아 표준분야 협력기구 구성과 표준분야 국제기구 남북공동 참여, 남북간 공동연구 개발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표준연은 이번 사업이 성사되면 KEDO 경수로 운용의 안전성 확보, 시베리아 천연가스 개발과 수송에 따른 측정표준 문제해결, 남북 철도연결 및 남북 항공기 운항의 공동관제체계 구축과정에서의 정밀측정기술 지원기반을 확보하는 등 단기간내 실질적인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표준연 관계자는 『남북 측정표준기관간 협력은 남북경협의 가시적인 성과를 뒷받침하기 위한 첫번째 사업이 될 것』이라며 『표준센터의 설비나 인력투자 등은 남한이 맡고 운영은 북한측이 맡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