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휴대단말기(PDA)·핸드헬드PC·스마트폰·세트톱박스·인터넷TV 등 각종 인터넷 어플라이언스, 이른바 「포스트PC」가 차세대 유망 IT산업으로 급부상하면서 이에 내장되는(임베디드) 운용체계(OS)와 소프트웨어 시장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올해를 기점으로 포스트PC 수요가 PC 수요를 넘어서며 그 규모는 99년 1100만대, 23억달러에서 2004년에는 8900만대 178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2001년 전체 임베디드시스템 시장은 12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소프트웨어가 그 절반인 60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OS가 8억달러, 웹브라우저 등 애플리케이션이 52억달러의 시장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시장경쟁은 다른 어느 영역보다 치열하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시장은 그 규모에 비해 아직까지 절대강자라고 할 만한 시장주도업체가 없다. 관련 기술개발 역사가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 데스크톱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조차 임베디드 시장에선 맥을 못추고 있다. 이 때문에 어떤 소프트웨어가 임베디드 시장을 차지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PC의 경우 동일한 프로세스와 아키텍처를 사용하기 때문에 지배적인 OS가 가능하지만 임베디드시스템의 경우 제품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의 OS가 모든 종류의 제품사양과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지적한다.
즉 각각의 임베디드시스템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고 또 이를 채택하기 때문에 데스크톱 시장에서와 같이 한가지 OS에 의한 독점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임베디드시스템 제조업체들이 자신만의 제품에 사용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도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독자 OS는 현재 전체 시장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임베디드 환경에서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사용되고 있지만 기존 PC 운용체계인 리눅스와 윈도95·98·NT를 바탕으로 한 OS가 대표적이다.
그 가운데 임베디드리눅스는 저렴한 가격과 안정성, 소스코드 공개에 따른 기능 추가 및 변형의 용이성, 한가지 OS의 독점을 원하지 않는 하드웨어업체들의 다양화 전략 등에 힘입어 최근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에릭슨·모토로라·노키아·소니·NEC 등 전세계 많은 하드웨어업체들이 리눅스를 자사의 인터넷 어플라이언스에 적용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LG전자·LG정보통신·대우전자·SK텔레콤 등이 도입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임베디드리눅스업체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는 레드햇·몬타비스타·리니오 등이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20여개 업체가 임베디드리눅스 시장 참여를 선언하고 나섰다. 국내업체로는 팜팜테크·미지리서치·OSK·아델리눅스·대신정보통신·성지인터넷·다산인터네트·유니워크 등이 대표적이다.
리눅스는 특히 메모리를 적게 차지하고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짧은 시간에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및 개발도구 부족과 실시간 기능구현 문제는 앞으로 리눅스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MS는 올해 윈도CE3.0을 발표하며 임베디드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윈도CE는 MS가 PC에 이어 포스트PC 시장도 장악하겠다며 내놓은 임베디드OS다.
윈도CE는 임베디드 시장에서 아직까지 뚜렷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MS의 그간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확산을 꾀하고 있다. MS측은 특히 윈도CE3.0의 기능이 크게 개선돼 거의 모든 임베디드 기기에 적용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윈도CE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편리한 개발환경을 들 수 있다. 데스크톱과 다르지 않은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주소록이나 스케줄관리, 웹브라우저, 심플한 워드나 엑셀 같은 오피스까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있어 간단한 업무처리도 가능하다. 또한 전체 시스템을 220개 모듈로 만들어 편리한 개발환경을 지원하는 한편 플랫폼 빌더, 임베디드 비주얼 툴 등 다양한 개발도구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MS는 임베디드 디벨로퍼 센터를 개설해 개발자들에게 기술 관련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MS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라이선스 비용을 10달러선까지 인하하고 소스코드 공개 비중을 높이는 등 파트너와 개발자 끌어안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윈도CE는 커널부분망이 400KB에 달하며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전체 용량은 800MB에 이르는 등 소형 정보가전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또 라이선스 비용 인하에도 불구하고 임베디스시스템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이를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