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Up]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운용체계 「휘슬러」

공룡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큰 무기는 운용체계(OS)의 표준을 장악한 것이다. 도스에 이어 윈도로 세계 PC OS를 제패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OS와 궁합이 잘 맞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현재의 제국을 이뤄냈다. 즉 OS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이자 수익의 원천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차기 OS는 「휘슬러」다. 휘슬러는 제품명이 아니라 코드네임으로 정식 버전이 출시될 때는 다른 이름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휘슬러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용과 개인용 OS를 통합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95, 98, 미(Me)로 이어지는 개인용 OS와 윈도NT, 2000으로 발전한 기업용 OS를 별도로 개발해왔다. 하지만 휘슬러는 이 두 가지 기능을 하나로 통합했다.

휘슬러는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가 밝힌 닷넷 전략의 신호탄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OS의 통합을 통해 PDA에서 서버에 이르는 모든 컴퓨터를 하나의 OS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컴퓨터를 위한 OS였던 윈도를 인터넷 OS로 발전시킨다는 닷넷 전략을 실현해 나갈 것이다.

따라서 휘슬러는 한 종류가 아닌 대상에 따라 여러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 휘슬러는 임베디드 휘슬러, 휘슬러 퍼스널, 휘슬러 프로페셔널, 휘슬러 서버, 휘슬러 어드밴스드서버, 휘슬러 데이터센터서버, 64비트 휘슬러 등 7가지로 출시될 계획이다.

최근 전세계 베타테스터에게 배포된 휘슬러 베타1은 휘슬러 퍼스널과 휘슬러 프로페셔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두 버전의 표면적인 차이는 지원 CPU의 수다. 개인용 OS인 휘슬러 퍼스널은 1개, 휘슬러 프로페셔널은 2개의 CPU를 지원한다. 또 휘슬러 프로페셔널은 외부에서 서버에 접속해 작업을 할 수 있는 리모트 데스크톱 기능이 있으며 디렉터리 서비스인 액티브 디렉터리에 제한없이 참여할 수 있는 등 기업용 운용체계다운 면모를 보인다.

이전 윈도 계열의 OS에 비해 휘슬러는 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 우선 부팅을 하면 시작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시작 메뉴가 나타난다. 심플 스타트 메뉴라고 불리는 이 기능은 이전 버전의 모습으로도 바꿀 수 있다.

작업 표시줄의 기능도 달라졌다. 한꺼번에 여러가지 작업을 하다보면 작업 표시줄이 복잡해지는데 휘슬러는 이를 유사한 작업끼리 그룹을 만들어 관리한다. 즉 브라우저 창을 3개 열 경우 작업표시줄에는 하나의 아이콘이 만들어지고 그 아이콘을 클릭하면 3개의 작업 상황이 나타나 그 중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작업을 선택할 수 있다.

휘슬러의 달라진 기능 중 가장 주목을 끌 만한 것은 리모트 데스크톱 기능이다. 이 기능은 일종의 터미널 서비스로 원격지에서 다른 컴퓨터에 접속해 그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는 이 기능으로 회사의 컴퓨터에 접속해 집에서도 회사에 출근한 것과 마찬가지의 작업을 할 수 있다. 또 자신이 작업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으면 다른 사람이 자신의 컴퓨터에 접속해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도 있다. 또 원격지에서 다른 사용자의 컴퓨터에 생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리모트 어시스턴트 기능도 휘슬러의 특징이다.

다음은 이미지 미리보기 기능이다. 이 기능은 이전 버전의 윈도에도 있었지만 속도가 느리고 단순히 보는 기능밖에 되지 않아 대부분의 사용자가 별도의 뷰어를 사용했다. 휘슬러에는 이미지 뷰어가 내장돼 있어 이미지 보기는 물론 이미지 확대/축소, 회전, 편집, 인쇄, 저장 등을 할 수 있다.

이전 윈도에서는 윈도 업데이트 기능이 있어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에 접속해 사용자가 원하는 최신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설치했지만 휘슬러에는 다이내믹 업데이트 기능이 추가돼 사용자 컴퓨터의 상태를 체크, 필요한 최신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설치해준다.

휘슬러에서 개선된 기능 중 또 한가지 반가운 것은 드라이버 롤백 기능이다. 이것은 하드웨어 작동에 필요한 드라이버를 이전 버전으로 자동 환원해주는 기능으로 최신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시스템이 불안해질 경우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편리하게 개선됐다. 이전 버전에서는 파일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눌러야 그 파일에 관한 작업을 볼 수 있었지만 휘슬러에서는 파일을 선택함과 동시에 폴더의 왼쪽에 이름 바꾸기, 파일 이동/복사/삭제, 전자우편 전송, 인쇄 등을 바로 처리할 수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