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캠퍼스]심각한 부정행위

기말시험이 한창인 대학가에 부정행위가 큰 문제로 등장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4학년뿐만 아니라 원하는 전공학과의 선택을 위해 좋은 성적을 얻으려는 1학년까지 기말시험 현장은 성적 올리기 경쟁으로 뜨거운 열기를 토해내고 있다.

물론 부정행위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감독교수와 조교의 눈을 피하기 위해 책상과 손바닥 등에 적어놓는 고전적 방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첨단방법이 잇따라 등장했다.

워드작업을 통해 축소인쇄한 쪽지를 지니는 것은 물론 OHP 투명 필름을 책상 위에 올리는 수법, 반투명 스카치 테이프에 내용을 적어 은밀한 곳에 붙이는 수법 등이 학생들 사이에 애용되고 있는 신종 부정행위 수법이다.

한서대 노인복지학과 심재호 교수는 『지난 학기 시험감독을 하던중 손가락 사이에 내용을 적은 학생이 있었다』며 『이런 세태는 확실한 감독만이 방지책』이라고 학생들의 부정행위에 대해 꼬집었다.

교수와 조교가 철저하게 시험감독을 하고 있지만 더욱 첨단화되는 부정행위를 근본적으로 퇴치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비양심적인 행동으로 평가받았던 부정행위에 대해 「남들도 하는데 나만 피해볼 수 없다」는 잘못된 생각이 점차 일반화되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는 대학사회에서 공정한 규칙이 실종되는 현실은 개탄할 수밖에 없다.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1학년 허수연씨(23)는 『대학이 부정행위로 오염되는 가운데 각종 메모로 가득찬 대학의 책상 모습을 보고 신입생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대학생활을 시작할지 곰곰히 생각해야 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명예기자=장선직·중앙대 bulpaes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