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어 시스템에서 운용되는 운용체계(OS)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유닉스나 윈도 계열 OS와 같이 일반적인 컴퓨팅 환경에서 사용되는 것이다. 또다른 하나는 VxWorks나 pSOS 혹은 eCOS 등과 같이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응용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 있다.
물론 중간 범주에 속하는 OS로는 본래 범용 OS로 설계됐으나 임베디드 시스템에서의 응용을 위한 확장모듈 등을 이용해 임베디드 OS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는 임베디드 NT나 리얼타임 리눅스등이 속한다.
물론 이런 범용 OS와 임베디드 OS 구분을 위해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계측장비의 컨트롤러로 산업용 PC가 사용되고 이의 OS로 DOS를 사용한다면 이 경우 DOS는 범용 OS가 아니라 임베디드 OS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산업용 OS로 널리 알려진 실시간운용체계(RTOS)는 본래 항공·우주·군수산업 분야에서 주로 사용돼 왔다.
지난 97년 화성탐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화성착륙선 패스파인더나 패트리어트 미사일, F18 전투기, 에이브러햄 탱크 등도 모두 RTOS를 탑재한 시스템이다.
또 통신분야에도 널리 활용됐다. RTOS는 기지국 장비나 전송 장비 등 임베디드 시스템의 신뢰성과 가용성이 중요한 분야에서 정해진 성능과 응답성, 그리고 OS 자체에 대한 세밀한 제어 등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돼 왔다.
이어 기존의 대형·고성능 시스템뿐만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나 인터넷 세트톱박스·스마트 폰 등의 가전제품에까지 RTOS를 탑재하고 있다. 이는 RTOS가 이들 분야에서 요구되는 제품의 기능, 예를 들면 웹 브라우저나 네트워크 처리기능 등이 점차 기본 사양화되면서 이런 요구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량 생산이 필요한 가전제품의 개발에 있어서 필요한 만큼의 메모리만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되고 있다.
최근 들어 RTOS는 산업현장에서의 채택이 늘고 있다. 이는 RTOS를 이용한 시스템의 경우 시스템 내외부에서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이벤트 발생시간과 이벤트를 처리할 때까지의 지연시간이 미리 제시된 시간을 넘지 않기 때문이다. CPU 용량을 높여서 처리속도를 증가시키는 쪽보다 속도는 비록 느리더라도 이벤트 처리시간을 보장할 수 있게 하는 분야가 바로 산업분야다.
RTOS를 활용한 시스템은 각 공장의 생산라인 시스템을 제어, 감시 및 자동화할 수 있고 생산과정에서 얻어지는 각종 생산자료 및 정보를 컴퓨터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할 수 있다. 특히 단독구성, 상위 호스트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생산과 결과통보를 용이하게 한다.
현재 산업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존 RTOS로는 VxWorks, VRTX, pSOS, QNX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미국 윈드리버의 VxWorks는 TCP/IP와 JAVA를 지원하며 GCC 컴파일러를 사용해서 20여종의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등 개발환경이 압도적으로 편리하고 CPU지원이 다양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 자바 솔루션을 갖고 있어 플랫폼 적용 폭이 매우 넓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삼성·LG·현대 등 대기업이 이 OS를 채택했다.
이와 함께 pSOS, QNX, VRTX 등 기존 RTOS가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RTOS인 VRTX가 멘토그래픽스에, pSOS가 윈드리버에 각각 인수됐다.
또 QNX는 x86계열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운용되는 RTOS로 현재는 MIPS와 PowerPC도 지원한다.
여기에 윈도시리즈와 소스가 공개돼 있고 저가라는 장점을 앞세운 OS인 리눅스를 채택하는 업체가 늘고 있고 윈도NT, 윈CE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제품군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기존 RTOS의 아성이 두터운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에 캐나다의 노던텔레콤이 차세대 셀룰러 폰에, 미국 록웰콜린스가 항공사의 기내 좌석 엔터테인먼트 및 각종 정보시스템에 적용한 미국 마이크로웨어의 OS-9이 공장자동화 외에 정보통신·의료기기 등의 첨단 디지털 멀티미디어 제품을 포함한 수많은 하이테크 분야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외에 산업용은 아니지만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인터넷TV·디지털TV·인터넷 전화기·개인휴대단말기(PDA) 등에 적용 가능한 정보가전용 RTOS를 개발했다. 정통부 국책과제로 대우전자·삼성전자·LG전자 등 업계와 학계가 참여해 개발한 이 OS는 가전기기를 이용한 정보서비스에 필요한 기능을 선택적으로 제공한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