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스트리밍 비디오(streaming video)는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의 마케팅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중의 하나가 됐다. 시장에 갓 진출한 신규회사부터 AT&T같은 오래된 대형 업체까지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은 대부분 앞다퉈 스트리밍 비디오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를 위한 애플리케이션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애플리케이션들은 평범 일색이라 그다지 많은 매출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스트리밍 비디오 시장이 뜨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사람들은 원활한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를 위해서는 광대역 접속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커런트애널리틱스는 광대역 접속 말고 다른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바로 음악 파일을 틀어주는 MP3 플레이어처럼 비디오를 보여주는 휴대형 스트리밍 비디오 플레이어가 스트리밍 비디오 시장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편집자◆
◇요약
스트리밍 비디오 시장에 매력적인 애플리케이션이 거의 없는데도 많은 업체들이 스트리밍 비디오 시장에 달려들어 승부수를 띄웠으며 지금도 계속 많은 업체들이 이 시장에 사활을 걸고 달려든다.
현재 스트리밍 비디오 기술은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고, 또 향후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한 가지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 바로 스트리밍 비디오 기술을 이용할 기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스트리밍 미디어 업체들(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하는 업체들)이 이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이용자들이 여행이나 출장중에 다운로드 한 비디오를 시청할 수 있게 해주는 휴대형 기기나 온라인 스트리밍 콘텐츠의 시청을 쉽게 해주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plug-and-play) 기기 등을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요
불과 1년여 만에 스트리밍 미디어는 주요 서비스 제공업체가 세운 전략중 수위를 차지하는 콘텐츠가 되었다.
스트리밍 분야에서 사업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도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AT&T미디어생태시스템부(AT&T Ecosystem for Media)부터 광대역 접속 수단을 가진 고객에게 온라인 음악 및 비디오를 제공하는 인캔터(Incanta)와 같은 신규 업체들 사이에도 스트리밍 서비스가 앞으로 인터넷의 성장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인식이 점점 확대돼 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일반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스트리밍 콘텐츠가 대부분 보통 매체를 통해서는 전달할 수 없는 콘텐츠(영화같은 것)로, 불법(해적판 영화)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매출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존 콘텐츠의 재방송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기존 콘텐츠를 재방송할 경우 CNN에서 광고를 제외하고 원하는 뉴스만을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지만, 이런 애플리케이션으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공업체는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AT&T는 위험을 무릅쓰고 사업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작 위험을 감수하고 사업을 벌이는 회사들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콘텐츠 사업자에 판매하는 업체들이다. 심지어 어떤 회사들은 이 분야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콘텐츠 사업자가 돈을 벌지 못한다면, 서비스 사업자들도 수입을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아카미(Akami), 디지털 아일랜드(Digital Island), 인캔터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은 자신들이 인터넷의 에지(Edge :네트워크 액세스 부분)로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른 업체에 비해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경제학은 아직 존재한 적이 없다. 에지에서 스트리밍 미디어를 제공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는 수백, 수천의 사용자가 에지에서 서비스를 다운로드 받는 경우밖에 없다(예를 들면, 야후).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스트리밍 비디오를 보고 있지 않은 에지에 정보를 보관하는 데 돈을 지불하는 것이 돼 버린
다.
그러나 현재 온라인 스트리밍 기술이 가진 문제는 고객들이 스트리밍 비디오에 액세스하기 위해 사용하는 매체(즉, 사용자의 컴퓨터)에 있다. 물론 자신의 컴퓨터 모니터에서 비디오 뉴스를 본다는 것은 놀라운 기술이다. 스킨스쿠버를 좋아하는 사람은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을 통해 스쿠버 다이빙 장소를 물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재미있는 스트리밍 비디오라도 상영시간이 2, 3분 이상 되면 지루해질 것이다.
한가지 해결책은 네트워크 사업자인 엔론브로드밴드서비스(Enron Broadband Services)와 비디오 제공회사인 블록버스터비비아이(Blockbuster bbi)가 이용한 방식을 따르는 것이다. 즉, 스트리밍 비디오 사업자가 광대역 사업자를 통해 텔레비전과 컴퓨터에 모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가장 가능성 있는 해결책은 사람들이 스트리밍 미디어를 직접 볼 수 있게 해주는 기기에 있다. 스트리밍 미디어는 비디오, DVD, TV, CATV, 위성TV에 대한 대안을 제공할 때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리밍 미디어 시장을 창출하고 그 시장에 힘을 부여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얘기해 보자. 스트리밍 비디오를 볼 수 있는 휴대형 기기를 개발해 보면 어떨까. 이 애플리케이션은 네트워크의 상태에 따라 33Kbps부터 7Mbps까지의 속도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전송되는 불안정한 광대역 접속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밤에 영화를 다운로드 받은 다음, 그 이튿날 회사나 학교에 가면서 그 영화를 틀어 볼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면 어떨까. 자주 출장 가는 수백만의 비즈니스맨들이 아주 고마워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들이 서비스를 받게 되면 돈을 지불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런 기술을 개발하기까지는 메모리 분야 외에도 배터리 기술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니 우선 작은 애플리케이션부터 생각해 보자. 인터넷에서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서버를 공항에 설치하고, 대기실의 좌석에 고속접속시설을 설치한 다음, 영화를 보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기기를 임대하거나 판매하는 방법은 어떨까.
비행기가 불시에 연착할 경우나 갈아타기 위해 공항에서 기다리는 수백만의 여행객들은 시간을 보내며 많은 돈을 쓰고 있다.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간편히 영화를 다운로드 받아서 보는 이용자들을 상상해 보자. 어떤 사업자라도 군침을 흘릴 만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이 주장에 대한 비판은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이용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은 쉽다는 것이다. 여러분이 스트리밍 미디어 구입에 기꺼이 수십억달러를 투자한다고 해도, 스트리밍 비디오를 볼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소니나 파나소닉과의 합작회사가 정말로 타격을 받게 될까. 물론 돈을 한푼도 벌지 못하는 콘텐츠 사업자를 위해 지루한 콘텐츠를 계속 제공하는 방법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찾아내는 것이 아닐까.
◇대응방안(미디어 회사)
모든 스트리밍 미디어 회사들은 기기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고 스트리밍 미디어를 볼 수 있는 기기를 가능한 한 빨리 개발해야 한다. 현재 소니가 이 기술에 집중 투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첫째도 콘텐츠, 둘째도 콘텐츠, 셋째도 콘텐츠다. 엔론브로드밴드서비스와 블록버스터비비아이의 계약이 놀라울 것은 없지만, 엔론의 입장에서 보면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영화 브랜드를 장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엔론은 성공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한 것이다.
이제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자들도 스트리밍 산업에서 전문가와 고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때가 되었다.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스트리밍 비디오 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다. 인수 비용이 비싸다고 생각한다면, 앞으로 스트리밍 시장이 뜬 후 주가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대응방안(고객)
현재 고객들이 할 일은 없다. 그냥 벤더들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볼 뿐이다. 현재 기술 개발에 대한 요구가 명백하게 존재하고 있다. 지금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MP3 기기 시장을 보라. 이제 개발자들이 할 일은 스트리밍 비디오를 위한 기기를 개발하는 것 뿐이다.
<정리=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