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용 실시간 운용체계(RTOS) 시장은 국내외 업체들의 전시장이 되고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윈드리버시스템스의 Vx웍스 및 pSOS에서부터 QNX소프트웨어시스템스의 QNX, 멘토그래픽스의 VRTX, 마이크로웨어시스템스의 OS9, ATI의 뉴클리어스(Nucleus) 등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CE, NT임베디드 등을 앞세워 임베디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미국 리니오를 축으로 한 국내외 리눅스 업체들도 PC용보다 용량을 대폭 줄인 임베디드 리눅스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 시장은 기존 실시간 운용체계 진영과 윈도 진영간 시장확대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스가 공개돼 저가라는 장점을 앞세운 리눅스 분야로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산업분야 실시간 운용체계 시장이 확대되는 이유는 물론 첨단 정보기술(IT)이 산업용 분야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검증됐기 때문.
실시간 운용체계는 항공·우주·방산분야를 거쳐 기지국 장비나 전송장비 등 정보통신분야, 가전분야로 확대 적용됐다. 그러나 본래 실시간 운용체계는 정해진 성능과 응답성, 운용체계 자체에 대한 세밀한 제어 등의 강점을 내세워 산업현장에서 각종 설비들을 운용하는 데 이용됐다. 실시간 운용체계를 기반으로 구성된 임베디드 시스템의 신뢰성과 가용성 등이 산업현장에서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확산 등 네트워크화 추세의 가속화, 또 일반적으로 대량생산체계 하에서 필요한 만큼의 메모리만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실시간 운용체계는 선호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산업현장을 둘러싼 경쟁양상을 살펴보면 아직까지는 기존 운용체계의 아성이 두터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Vx웍스는 개발자들에게 다양한 툴을 제공하는 등 개발환경이 압도적으로 편리하고 CPU 지원이 다양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 자바 솔루션을 갖고 있어 플랫폼 적용폭이 매우 넓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삼성·LG·현대 등 웬만한 대기업들이 비PC계열 기기에 이 운용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Vx웍스 소프트웨어 및 툴키트를 국내 공급하고 있는 윈드리버한국지사의 관계자는 『Vx웍스에 pSOS까지 확보하고 있는 윈드리버가 세계시장에서 당분간 시장수위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이를 따라잡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노력도 만만치 않다. 윈도NT임베디드 및 윈도CE를 내세운 마이크로소프트는 PC에서의 우위를 임베디드 시스템분야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윈도2000에 리부팅횟수를 대폭 줄이는 등 윈CE3.0, 윈도NT임베디드4.0 등에서 실시간 운용성 등 기능을 대폭 강화했고 운용체계 커널보호 기능을 강화해 안정성을 높였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현대전자 등이 윈도NT를 기반으로 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CE에 대한 개발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윈CE가 PDA용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는 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주)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자는 『안정성 및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윈도계열의 강점』이라면서 『윈도NT임베디드·윈CE 등 임베디드 제품군과 개발 툴을 앞세워 2∼3년 안에 PC시장에서의 성장에 이어 실시간 운용체계 시장에서도 약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 2강 뒤에 다산인터넷·성지인터넷 등 네트워크 및 산업자동화업계 벤처업체들이 최근 들어 채택을 늘리고 있는 임베디드 리눅스의 약진도 무시할 수 없다.
소스가 공개돼 있어 개발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리눅스의 가장 큰 강점. 상용 실시간 운용체계가 특화된 시장을 중심으로 통합개발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격이 PC나 유닉스 계열보다 비싸다는 점을 극복했다. 여기에다 최근 국내에 불고 있는 리눅스 바람에 힘입어 이 시장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국내에서만 해도 수많은 개발자들이 달라붙어 연구하고 있는 등 실제 리눅스 개발인력은 파악이 힘들 정도라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다 미국 리니오사의 삼성전기·삼성전자 제휴 등 국내에서의 일거수 일투족과 LG산전의 참여 등이 향후 임베디드 리눅스 시장에 대한 전망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국내 임베디드 리눅스 업계 관계자들 역시 『리눅스가 실시간 운용체계 시장에서 가장 빠른 확산속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국내외 개발자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어 시장확대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외에도 u(마이크로)C/OS·슈퍼태스크(SuperTask!) 등 다양한 산업용 임베디드 운용체계가 국내외에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