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명관(마케팅컨설턴트)
△경희대 신문방송대학원 졸
△현 패러드림 마케팅고문
△한겨레문화센터 강사, 마케팅 컨설턴트
△저서 :「리더쇼크」 「초보자를 위한 광고노트」 등 30여권
현실적인 전망을 하자면 온통 잿빛이다. 주식 시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요동을 치고 기업은 돈이 돌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이미 제2의 IMF설은 사실처럼 인식되어 가고 있으며 벤처대란설은 몇몇 부도덕한 CEO의 사건 이후 운명처럼 닷컴기업을 옥죄고 있다. 닷컴기업은 생존을 위해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벼랑끝으로 내몰린 형국이다. 이제 닷컴기업은 앞서 나아가기보다는 뒤돌아 보고 점검해야하며 거품을 걷어내고 새로운 기업환경에 연착륙하는 끝없는 노력으로 그 본연의 모습을 갖추어가야 할 것이다.
그동안 닷컴기업이 각광 받았던 이유는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른 비약적인 생산성 증가로 인플레의 우려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신 경제체제를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정보통신산업 발전이 생산성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성장률에 있어 연 23.9%로 국민총생산 성장률(5.9%)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수치를 나타낸 반면 생산성은 매년 저조한 상태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냈다.
결국 이런 요인들이 닷컴기업의 위기를 불러일으키게 됐는데 현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것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경제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닷컴기업은 비교우위를 살릴 기회를 얻는다는 측면에서 전통산업 역시 IT와 인터넷 활용이 경쟁력 확보의 필수 요인이라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시도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전통산업의 업무프로세서 전 과정이 IT와 인터넷에 의해 자동화 및 네트워크화 될 것이다. 또 이같은 기술발전에 따른 생산성 증대는 가치사슬 전체로 파급되어 새로운 수익 창출과 비용절감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또 네트워크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업간 협력도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전통기업과 닷컴기업 또는 닷컴기업간 협력을 통해 서로 비교우위를 높일 수 있는 가상기업(virtual corporation)을 형성하게 된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은 표적시장을 결정하고 그 시장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해법(solution)을 찾아 개발하고 고객을 끌어들이고 고객들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미 우리는 고객관계관리(CRM)의 세계로 접어 들었다. 고객의 충성도는 일시에 조성되는 것이 아니라 장시간에 걸쳐 연구되고 탐색된다. 이렇게 해서 취득된 정보는 데이터로 축적되고 이를 근거로 제품과 서비스에 일대일의 개념으로 적용된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CRM은 고객세분화를 통해 쓸모있는 고객과 쓸모없는 고객을 나누어 효율적으로 접근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고객에 대해 알아 둘 사항이 있다.
첫째 고객의 충성도(loyalty)는 돈으로 살 수 없다. 둘째 만족한 고객이 충성고객은 아니다. 셋째 관계에 대한 가치를 통해서만 충성도가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고객은 어떤 만족감과 가치를 느끼는가. 이를 위해 선결되어야 할 것은 가치있는 고객의 수 증대, 기존 고객의 가치 제고,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말해 고객을 향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표참조
세계 최대 컴퓨터 회사인 델 컴퓨터의 성공사례를 보자. e비즈(biz)의 창업자 델이 사활을 걸고 개발한 비즈니스모델은 「The Del Dired Mode(DD-M)」으로 고객주문이 곧바로 생산현장으로 직결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일단 고객이 원하는 PC를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면 그 정보는 곧바로 공장으로 전해져서 바코드가 부여된다. 이어 부품협력사에 물품주문서가 전달되고 수 시간 이내에 생산라인에서는 고객이 주문한 컴퓨터 생산이 시작된다. 모든 게 실시간으로 진행되다보니 주문에서 선적까지 소요시간이 불과 36시간으로 일반 컴퓨터 메이커보다 절반 이상의 속도가 빨랐다.
뿐만 아니라 델은 고객을 크게 계약중심적인 고객과 관계지향적인 고객으로 분류, 후자의 경우 신용카드 할부기간을 늘리고 일시불보다는 장기분할로 구매대금을 지불토록 배려했다. 한 마디로 유저이니셔티브를 강화해 고객확보와 유지를 만족한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한다는 명목하에 서플라이어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는 닷컴기업이 아직도 부지기수라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기업이 안정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3단계 진화과장을 거친다. △자금을 투여하고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통해 커뮤니티 확보에 주력하는 진입단계 △커뮤니티가 정상화되면 고객지향적인 인터넷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창출에 주력하는 성숙단계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힘입어 브랜드 인지도가 자리를 잡고 고객로열티를 통해 긍정적인 상거래로 수익을 내는 수익성 창출단계다.
물론 이런 단계들은 하나의 이론에 머물고 있지만 기존의 비즈니스모델은 보완되거나 강화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성공적 인터넷 비즈니스를 위한 포인트를 제공하면 △고객정보를 자산으로 활용하라 △핵심역량에 집중하라 △선점이 중요하다 △비즈니스의 목적에서 접근하라 △글로벌 마인드로 출발하라 등이다.
전통기업들은 흔히 마케팅 전략을 개발할 때 4P(제품, 가격, 유통, 판촉)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집하나 고객에게 좀더 적극적으로 밀착해야 할 통합마케팅전략은 4C로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
△제품(product)→ 소비자(consumer):제품자체보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초점을 맞춘다.
△가격(price)→ 비용(cost):가격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의 일부라는 인식이 보편화된다.
△유통(place)→ 편리성(convience):유통은 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 구매의 편의성에 따라 변화한다.
△촉진(promotion)→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촉진은 보다 광범위한 의미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대체된다.
닷컴기업의 특징은 단일화된 브랜드로 시장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위험요소가 많다. 우선 브랜드 확장 전략을 시도하면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는 것보다 비용상으로 훨씬 절감이 된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기존의 상표명과 친숙하므로 신상품을 즉시 인지할 뿐더러 도입시 위험을 상당한 수준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이밖에 마케팅 비용절감, 고객으로부터의 호의적 평가, 기존 상품의 이미지 강화로 인한 매출액을 증가시킬 수 있다. 물론 브랜드 확장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상표에 대한 긍정적이거나 좋은 인상을 가져야 한다.
2001년 소비자 5대 트렌드에 기반해 추출된 향후 유망상품들이 갖추어야 할 요건들은 다음과 같다.
△소비자들은 생활전반에서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으므로 즐거움은 모든 상품서비스의 핵심 효용이 되거나 최소한 부가적 요건이어야 한다. △고급 명품에 대한 선호가 증가함에 따라 고감각·고품질이 유리하며 브랜드파워를 키워야 한다. △노력 대비 활용가치와 실용성이 높은 제품을 선호하고 있으므로 편의성과 디자인 품질이 동시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복잡 다양한 외부현실과 격리되는 안정감을 추구하는 경향에 따라 즐거움과 모험에 있어 우선 안전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이버시대의 소외감은 CRM 등을 통해 따뜻함과 감동으로 완화시켜 주어야 한다. △참신한 신선미로 소비자의 눈길을 첫눈에 사로잡아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고정관념적 경계를 깨고 융합 복합된 제품/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소형화하여 휴대가 간편해야 한다. △고도 산업사회로 갈수록 자연스러움에 대한 향수가 증가하므로 자연스러움과 환경친화적 제품·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선택 및 맞춤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닷컴비즈니스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인터넷은 무료」라는 개념이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네트워크경제라는 디지털경제의 속성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를 대량 배포함으로써 좀더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네트워크로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3C(Contents, Community, Commerce)를 통해 나름대로의 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
△콘텐츠(contents):자칫하면 기존회원을 잃을 수 있다. 문제는 돈을 받고 보여 줄 정보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이밖에 콘텐츠를 트래픽이 많은 사이트에 제공하거나 이에 발생하는 광고수익을 일정비율로 배분하는 법, 특정 콘텐츠를 원하는 사이트에 CP제공 방법 등이 있다.
△커뮤니티(community):아직 유료화는 시기상조인것 같고 다만 소비자를 접객하고 충성도를 제고시킴으로 마켓 플레이스를 넓힌다. 커뮤니티의 경우 특정 목적의식을 지니고 이 목적에 맞는 광고나 상거래를 유발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커머스(commerce):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가 현 닷컴기업의 가장 구체적인 수익모델이라고 밝힌다. 고객중심의 완벽한 전자상거래가 온오프라인 통합을 위한 구매, 물류의 최적화 등이 전자상거래의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재 닷컴기업의 위기탈출을 위해서는 인터넷이 가진 장점과 오프라인에서 가능한 장점을 잘 취합하여 새로운 경제체제와 통합 마케팅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더불어 정부, 기업, 학교 등 분산된 지식과 새로운 가치를 연결시키고 IT 인프라 등 공공부문에 대한 투자원칙을 보완해야 한다. 「겨울이 길면 봄이 빨리 온다」는 옛말처럼 작금의 위기가 내일의 기회로 다시 회복하기 위하여 닷컴기업은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