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마켓 신규개설 후 온라인 거래가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 내년에도 뚜렷한 회복요인이 보이지 않자 업체들이 「사업다각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e마켓 가운데 하나인 일렉트로피아(대표 이충화 http://www.e-pia.com)는 내년 사업계획 중 수익기반에서 거래수수료를 아예 제외시켰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 국내 e마켓이 내년도 수익사업기반 중 거래알선부문을 대폭 축소 또는 폐지하고 있어 이에 따른 관련업계의 변신이 주목된다.
미국 등 선진 e마켓 시장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이미 올초부터 관측되기 시작했다. 세계적 생명공학 e마켓인 미국 벤트로는 최근 벤처캐피털인 ICG의 추가투자 유보조치 후 새로운 모델개발에 한창이다. 플라스틱스넷도 온라인프로그램임대업(ASP)으로 급선회했다.
페이퍼익스체인지, 벤트로, 사이퀘스트, 케미컬스, 코메르스 등 세계적 유명 e마켓들도 기존 거래중심의 기능을 포기 또는 축소하고, SCM 구축 등 솔루션 및 관련 컨설팅 제공업체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나섰다.
「하버드비즈니스위크」는 이달호에서 『B2B에서 거래기능은 이제 물건너 갔다』고 단정했다.
이 주간지에 따르면 『일선 제조업체는 경매·역경매 등 복잡한 온라인 거래방식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낯선 온라인상에서 건당 수백만달러하는 B2B거래를 선뜻 이행할 업체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허브 e마켓인 「메가익스체이지」에 거래기능을 전담시키고, 솔루션 공급 등 판매자와 구매자에 기능별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향후 B2B업체들의 살 길』임을 강조했다.
◇솔루션 판매 및 e마켓 구축사업 =B2B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거나 e마켓 구축·운영 경험이 풍부한 업체를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화학 e마켓인 케미즌닷컴(대표 문영수 http://www.chemizen.com)의 경우 단순거래 위주의 e마켓 역할은 내년도 전체 매출의 25% 이하로 낮추고 나머지를 모두 솔루션 판매에 의한 수익으로 구상하고 있다.
기업간 전사적자원관리(ERP) 연동, 기존 거래처와의 공급망관리(eSCM) 연결, 관련 시스템통합(SI)작업에 필요한 각 요소의 ASP형태 공급 등이 이 업체가 계획중인 주요 수익모델이다.
국제간 유휴·재고상품처리 전문 e마켓인 서플러스글로벌(대표 김정웅 http://www.surplusglobal.com)은 올 한해 e마켓 구축경험을 살려 기계·중장비 계열 대기업 e비즈니스 사업에 본격 참여해 내년도 전체 매출의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밖에 파코스닷컴, 인터켐코리아, 코아링크, 예스오일 등이 내년도 주요 수익모델로 솔루션 관련 판매사업을 잡아놓고 있다. 이는 모든 산업별 B2B에 범용 적용할 수 있어 e마켓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익사업으로 꼽힌다.
◇컨설팅 제공 =고급 기술정보가 필수인 아이템을 취급하고 있는 e마켓이 비중있게 준비중인 수익사업이다.
산업용 기자재 e마켓플레이스인 메카트로넷(대표 이용혁 http://www.mechatro.net)은 대학 교수 등 박사급 전문인력을 자문단으로 구성, 각 회원사의 수요에 맞는 산업정보를 제공한다.
플라스틱 전문 e마켓 폴리머스넷(대표 진양석 http://www.polymersnet.com)은 「전문가 싱크풀제」를 통해 엔지니어링 폴리머 관련 전문기술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이 업체는 삼성물산 화학사업부에 관련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컨설팅 제공을 통한 수익창출 모델은 인재구성과 그 운영에 초기비용이 많이 든다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현재 일선업체의 요구가 가장 많은 부문 중 하나로, 향후 e마켓의 대표적 수익모델로 성장이 점쳐진다.
◇판매·구매 대행 =기존 거래알선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대다수 e마켓이 비교적 손쉽게 수익모델 전환을 꾀할 수 있는 분야다.
무역 e마켓 티페이지(대표 심은섭 http://www.tpage.com)는 종합상사 경력자 4명으로 무역팀을 구성, 온라인상에서 알선된 거래건을 받아 거래완료까지의 전 과정을 담당케 하고 있다. 이 업체는 내년에도 조직을 강화, 본격 수익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내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정보통신분야 전문 e마켓인 아이티멕스(http://www.itmex.com)도 구매업체의 요청에 따라 구매와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를 대행하고 구매금액 및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적용하게 된다. 이밖에도 거의 모든 e마켓이 판매·구매 대행을 여러 수익모델 중 「감초」처럼 꼽고 있는 추세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