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이크로소프트(대표 고현진)가 개인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오피스2000 가정용버전 「오피스 홈팩」이 출시된 지 두 달도 채 안돼 일선 소프트웨어 판매점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패키지 가운데 가장 단명한 제품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말부터 유통시장에 본격 출시되기 시작한 오피스 홈팩은 12월 중순 이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총판의 일선 대리점에 공급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이 12월 들어 대리점에 거의 공급되지 않는 이유는 출시 초기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별로 일어나지 않은데다 경기악화와 맞물리면서 최근에는 매기 자체가 뚝 끊겨 마이크로소프트 총판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것을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시장에 출하된 제품 가운데 일부 물량이 출하 한달여 만에 용산전자상가와 테크노마트 등 유통점에서 덤핑으로 판매되거나 사은품 형태로 풀리고 있다는 점도 총판업체들의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측은 총판업체들에 추가로 이 제품을 공급받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시장의 냉랭한 반응에 한계를 느낀 총판업체들이 판매가 어렵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 이상 유통시장에서는 정상적인 판매가 어려울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측은 당초 내년 10월까지 오피스 홈팩을 6만∼7만패키지 정도 판매한다는 목표 아래 자사 총판업체인 소프트뱅크코리아와 인성디지탈 등과 공동으로 판촉을 전개했다.
그러나 12월 중순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뱅크코리아를 통해 6000패키지, 인성디지탈을 통해 4000패키지, 다우데이타시스템을 통해서는 약 1000패키지를 출하했으며 총판들이 추가 출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사업지속 여부를 놓고 내부적으로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소프트웨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단순히 가격만 낮춰 가정용으로 출시한 오피스 홈팩은 출시 당시부터 시장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제품』이라며 『현재 시장 상황을 볼 때 오피스 홈팩은 사실상 실패한 소프트웨어 패키지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