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웨어 업계 과당경쟁으로 시장 혼탁

행정기관의 그룹웨어 시스템 도입이 늘어나면서 일부 업체들이 공급권확보를 위해 과당출혈경쟁을 일삼고 있다.

19일 관계기관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핸디소프트(대표 안영경)는 최근 서울시 산하 서초, 용산, 금천구청의 그룹웨어 프로젝트에서 「2년간 무상 유지보수에 연간 유지보수 비용은 공급가액의 8%」를 제안해 영업권을 따냈다.

이번에 핸디소프트로부터 그룹웨어 650카피를 도입한 서초구청의 한 관계자는 『2년간 무상지원을 제공하고 6개월간 직원 1명이 상주하며 사용자 문의를 처리해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무상지원이 끝난 이후 유지보수금액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8% 이하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 조달구매 기준에 따르면 1년간 무상서비스를 규정해 놓고 있어 핸디소프트가 제시하는 「2년간 무상서비스」는 사실상 이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다.

핸디소프트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계약서에는 1년간 무상지원하기로 했지만 구두상으로 1년간 추가적으로 무상지원을 제공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서비스의 질이나 요구조건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일반적으로 그룹웨어의 유지보수비가 제품값의 8∼12%에서 책정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8%의 유지보수비 제시는 공급권을 따기 위해 최저로 잡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나눔기술(대표 장영승)은 핸디소프트의 2년간 무상서비스 제공에 맞서 구로구청에 그룹웨어를 공급하면서 일부 제품을 무상으로 공급했다.

이 회사는 800유저 물량의 그룹웨어를 공급하면서 200유저용 값만 받고 나머지는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같은 사례가 알려지면서 관련업계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업계는 시장을 주도하는 두 회사가 상도의에 어긋나는 무차별적인 공세로 시장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핸디소프트는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서비스제공 차원에서 1년간의 무상서비스 기간을 추가적으로 더해 고객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한 것일 뿐』이라고 전했으며 나눔기술은 『핸디소프트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체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두 회사의 과당출혈경쟁은 소프트웨어 제품값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시장질서를 뒤흔드는 점에서 향후 처리결과가 주목된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