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코리아가 리눅스나 AMD 제품을 채용하거나 이에 가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국내 PC업체들을 대상으로 이를 채용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코리아의 이러한 압력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행위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와 인텔코리아는 각각 차세대 자리를 위협하며 거센 도전자로 부상하고 있는 리눅스 운용체계(OS)와 AMD 중앙처리장치(CPU)를 채택하거나 동종사업을 전개하려는 국내 PC업체를 대상으로 물량 및 판촉지원비 삭감은 물론 심지어 공급지 변경에 따른 가격차별화 등을 내세워 사업중단 또는 포기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국내 PC업체들은 비윈텔 분야의 기존 사업을 중단하는가 하면 이를 추진하려다 포기하는 등 사업의지와 관계없이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
국내 컴퓨터업체들은 MS와 인텔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행위이자 명백한 시장원리 위배사항』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 리눅스를 포함한 국내 컴퓨터산업의 다양성 있는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MS와 인텔의 입김이 워낙 거세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반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중견 컴퓨터업체인 H사는 리눅스를 OS로 채택한 컴퓨터를 개발해 출시한다는 방침아래 국내 리눅스전문업체인 M사와 3만∼4만카피분의 배포판을 구입키로 구두계약을 체결했으나 최근 이를 포기했다.
MS사는 H사가 리눅스PC 사업을 강행할 경우 그동안 미국 본사에서 직접 OS를 공급해주던 방식 대신 카피당 2만원 정도의 추가비용이 소요되는 국내지사를 통해 공급한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H사가 이를 연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00억원 규모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이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대기업 PC업체들도 리눅스가 향후 PC부문에서 새로운 영역을 구축할 것으로 판단하고 기술기반 확보차원에서 리눅스PC 사업추진을 적극 검토했으나 MS의 직간접적인 압력이나 이후 받을 불이익을 고려해 최근 이를 백지화하거나 당분간 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세웠다.
MS와 함께 윈텔의 또 다른 축인 인텔도 불공정거래행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인텔은 지난 6월 중견 PC업체인 H사로부터 별도법인으로 독립해 출범한 M사가 전문 AMD PC사업을 표방하고 대대적인 사업을 전개하자 모기업인 H사에 판촉비 지원 대폭삭감과 물량조절권을 내세워 M사의 사업중단을 종용했다.
H사는 결국 5개월만에 압력에 굴복했으며 이에 따라 M사는 지난달 AMD PC사업을 포기했으며 인텔 CPU를 장착한 제품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또 국내 5위권 이내 업체로 지난 9월 고기능 AMD PC를 출시한 또 다른 H사의 경우 최근 결성된 AMD PC연합체로부터 연합체 가입권고를 받았다는 소문이 돌면서 인텔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 PC업체 한 관계자는 『AMD PC가 성능 및 가격면에서 유리해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AMD PC사업 참여를 검토했으나 기존 인텔기반의 PC사업에서 자칫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우려돼 이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국내 컴퓨터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인텔과 MS는 반윈텔에 가담한 업체에 대해 공동마케팅 포기 정도의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그러나 운용체계 또는 CPU공급권, 공급지변경, 판촉지원금 삭감 등을 내세운 노골적인 압력을 행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고 토로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