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비디어가 1억700만달러에 3Dfx의 부두(VooDoo) 상표권을 비롯한 지적재산권 일체를 인수함에 따라 부두 칩세트 공급 확대를 기대했던 국내 그래픽카드업체들이 엔비디어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인수에 따라 전개될 향후 시나리오는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엔비디어가 3Dfx의 기술만을 받아들이고 부두라는 브랜드를 없애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두를 엔비디어 제품군의 하나로 키워나가는 것이다. 아직 엔비디어는 명확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엔비디어가 3차원 그래픽카드의 대명사인 부두라는 브랜드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엔비디어가 부두라는 브랜드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인수는 국내 그래픽카드 및 칩세트 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Dfx와 록산텔레콤의 부두 칩세트 국내 총판계약이 연말에 종료되면서 이 총판권을 따기 위해 노력해온 업체들은 더 이상 협상추진이 어려워졌다. 지금까지 록산텔레콤은 부두 칩세트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만 공급해왔기 때문에 OEM방식을 제외한 독자 상표용 칩세트를 공급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그래픽카드업체들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대진반도체 박성서 사장은 『그동안 3Dfx와 총판계약을 추진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3Dfx가 엔비디어에 인수되면서 협상이 중지됐으며 아직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또 한 그래픽카드 업체의 대표는 『부두 칩세트의 총판이 다른 업체로 넘어가면서 공급물량 확대를 기대했지만 당분간은 엔비디어 칩세트를 사용한 그래픽카드밖에 생산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그래픽카드 시장을 평정한 엔비디어의 독점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