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변환기술」 개발 경쟁

인터넷 환경이 유선 위주에서 무선 또는 유무선 복합 활용쪽으로 급진전되자 세계적인 정보기술(IT)업체간에 유선 환경에 맞도록 만들어진 각종 콘텐츠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원시 데이터를 무선 환경에 맞도록 변환시켜 주는 콘텐츠 매니지먼트 기술개발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콘텐츠 매니지먼트 기술은 단순한 번역기술에서 시작돼 HTML로 작성된 콘텐츠를 mHTML이나 XML로 바꾸어주는 1세대 제품과 콘텐츠와 스타일시트를 분리해 데이터베이스와 연동시킨 2세대 제품, 그리고 스타일시트까지 원시 데이터로 분리해내는 3세대 제품 개발로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데이터베이스와 연동돼 기존 원시 데이터는 물론 이미 만들어진 방대한 콘텐츠를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무선 콘텐츠로 바꾸어주는 2, 3세대 기술개발을 놓고 기존 전문 벤처업체들과 최근 이에 위협을 느낀 오라클·IBM 등 기존 메이저 업체들이 본격 가세해 치열한 선점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무선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을 고려하면 콘텐츠 자동변환기술 개발경쟁은 향후 세계 IT시장에 판도변화를 몰고올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인데다 국내 업체들도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해외 유수 업체들과 접전을 펼치고 있어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의 비니에·브로드비전·팻와이어 등은 최근 웹페이지에 들어 있는 콘텐츠를 텍스트·이미지·멀티미디어 등으로 분리해 DB에 저장해두고 웹페이지 구성요소를 통째로 하나의 스타일시트로 분리해낸 후 원하는 형태의 웹페이지로 다시 재구성할 수 있는 자동변환기술을 개발, 카피당 10만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시장선점을 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자사 제품이 HTML로 된 웹페이지의 콘텐츠 중 텍스트를 단순히 mHTML이나 WML형식으로 번역해주는 변역기술이나 텍스트와 함께 이미지까지 바꿔주는 1세대 제품에 비해 매우 효율적이고 데이터베이스와 연동 가능한 점을 내세워 기존 전문업체나 유수 메이저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국내업체인 D3C넷(대표 서주영)은 스타일시트도 최대한 원시 데이터로 분리해낸 후 원하는 양식으로 실시간 재구성해주는 한세대 진전된 제3세대 콘텐츠 변환기술의 개발에 돌입, 늦어도 내년 3월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말부터 본격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제품 디지털위버는 HTML로 작성된 웹페이지의 텍스트·이미지·멀티미디어 등 콘텐츠뿐 아니라 위치·크기·색상 등 웹페이지의 구성요소까지 분리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두고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실시간으로 다른 언어형태의 웹페이지로 자동생성시켜 주도록 고안돼 있다. D3C넷은 2세대 제품의 경우 단말기 형태에 따라 일일이 수작업으로 스타일시트를 만들어야 하는 데 비해 디지털위버는 단말기 형태를 인지해 자동생성시켜주기 때문에 IMT2000 등 보다 발전된 다양한 형태의 무선단말기를 통해서도 기존 콘텐츠를 구애없이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응, IBM·오라클 등 메이저 업체들도 단순 번역기나 1세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자사 무선인터넷 콘텐츠 변환기술을 2세대 또는 3세대 기술로 끌어올리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메이저 업체는 무선인터넷이 보편화될 경우 데이터베이스와 연동되는 2세대와 3세대 콘텐츠 변환기술이 각종 기업용 IT플랫폼의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 독자개발은 물론 해당업체의 M&A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IBM은 이미 3세대 수준의 제품을 프로토타입으로 개발하고 시험테스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