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주개발의 꿈을 안고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4시 13분(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던 국산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1호(KOMPSATⅠ)가 21일로 우주생활 1주년을 맞는다.
위성 개발에서 발사까지 모두 2242억원이 투입된 아리랑1호(중량 470㎏, 높이 235㎝, 너비 134㎝, 길이 690㎝)는 그동안 지구 상공 685㎞ 궤도에서 매 98분 주기로 하루에 지구를 14바퀴 가량 돌며 한반도 지형관측과 해양관측, 과학실험 등의 임무를 수행해왔다.
지난 1년 동안 아리랑1호가 항공우주연구소 지상국을 통해 전송해온 영상은 6.6m 해상도(폭 17㎞)의 고해상도카메라(EOC) 영상 3만1800장과 해양관측카메라(OSMI·폭 800㎞) 영상 2941장으로 이는 한반도 전체의 80% 가량에 달한다.
항우연은 이들 영상 가운데 산불재해지역과 백령도 및 독도 인근지역, 수도권난개발지역 등의 위성영상을 공개 배포했으며 특히 여름철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을 촬영, 영상을 제공함으로써 재해대비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항우연은 이런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중으로 남·북한 전체의 위성영상지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성영상의 상용화 실적도 잇따라 최근에 아리랑1호가 촬영한 위성영상은 영상판매 대행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통해 중국과 브라질 등 해외에서 20억여원 상당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중국의 경우 국립지리원(NBSM)과 연간 3500여장(약 5억여원) 규모의 위성영상을 3년 동안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브라질의 위성영상판매 전문회사인 「ENGESAT」와는 남미지역 영상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연간 400장씩 앞으로 3년 동안 모두 5억여원에 영상을 수출하기로 대리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같은 해외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리랑1호의 촬영 폭이 17㎞밖에 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업체나 기관들이 폭 60∼70㎞대의 해외위성영상을 선호, 지금까지 영상 판매량이 200여장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아리랑1호가 2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이 투자된 데 비해 상용화 실적이 거의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정부는 앞으로 아리랑1호의 성공적인 운용을 바탕으로 해상도 1m급 아리랑2호(다목적실용위성2호·KOMPSATⅡ) 개발에 2282억원을 투입, 아리랑1호의 수명이 다하는 오는 2004까지 우주로 쏘아올린다는 계획이다.
아리랑2호의 주 목적은 국가 안보에 필요한 한반도 정밀영상정보를 수집하고 획득한 영상을 농경·산림·도시계획 등의 국토개발과 환경감시 및 지리정보시스템 등의 공공복지에 이용하는 것 등이다.
전문가들은 아리랑1호에 이어 2호까지 성공적으로 발사하면 한반도 주변에 대한 사진정보를 외국에만 의존하던 시대가 막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우연 지상수신관제그룹 최해진 박사는 『아리랑1호는 현재 큰 문제 없이 주어진 임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첫 다목적실용위성으로 국내 위성산업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준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