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사업자 선정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내년부터 국내에도 거대 규모의 디지털 위성방송 관련 장비 및 부품 시장이 활짝 열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위성방송 컨소시엄에 참여, 국내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시장선점을 노려온 디지털 위성방송 관련 장비 및 부품 업체들은 방송방식 및 장비표준이 결정되는대로 제품 개발 및 생산에 돌입할 예정으로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 디지털세트톱박스 =국내에도 본격적인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시장이 열리게 됐다.
내년초부터 위성방송 플랫폼 및 유료방송을 받아볼 수 있는 수신제한장치(CAS)규격 등 국내 위성방송방식을 결정할 준비작업이 구체적으로 추진돼 본방송이 시작되는 내년 하반기 이전에 국내에도 본격적인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휴맥스·현대디지탈테크·기륭전자 등 세트톱박스업체들은 CAS규격이 결정되는대로 내수용 세트톱박스 개발에 돌입키로 했다.
이들 업체는 국내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시장이 첫해인 내년의 경우 KDB가 세트톱박스업체들로부터 제품을 일괄구매해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형태로 총 20만∼30만대 정도가 공급돼 400억∼600억원 정도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내년 이후에는 매년 30% 내외의 고성장을 지속, 오는 2005년에는 6000억∼1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방송장비 =위성방송사업의 본격화로 방송장비 및 SI 부문에서도 특수가 예상된다.
위성방송이 실시되면 기존 프로그램공급업자(PP) 외에 70∼80여개 이상의 신규PP가 등장해 방송 제작 및 송출 관련 설비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사업자는 2001년 하반기 위성시험방송의 개시에 대비해 늦어도 상반기안에는 장비도입 및 시스템구축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방송국을 구축할 여력이 있는 PP의 경우 디지털송출시스템·디지털편집기 및 카메라를 포함해 1개 사업자당 약 40억∼50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기존 사례에 비춰볼 때 내년 상반기에만 약 3000억원 규모의 신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SI업계에서는 PP들이 자체시설 구비보다는 임대나 외주를 선호하는 추세여서 방송송출 및 제작대행센터에 공급되는 장비규모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군소PP들에게 시설을 임대해 주기 위해 미디어센터를 설립중인 업체들은 대부분 수백억원에 달하는 디지털방송장비를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국내에 공급됐던 방송장비의 90% 이상이 소니·파나소닉 등 외산제품 일색인 점을 고려할 때 국산장비업체들에는 큰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위성방송용 비디오칩 =IMT2000 사업자 선정에 이어 위성방송사업자가 선정되자 주문형반도체(ASIC)업체들도 비디오 관련 칩 시장에 다투어 눈을 돌리고 있다. 이는 오는 2005년께나 본격화할 IMT2000서비스와는 달리 위성방송의 서비스 시점이 내년 하반기로 임박해 향후 2∼3년내에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최근 업무영역을 비디오 관련 제품에 집중하기로 하고 내부 업무조정을 마쳤다.
MP3플레이어용 디코더칩으로 올해 8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는 엠텍반도체도 최근 일륭텔레시스와 공동으로 엠펙(MPEG)4 비디오 칩 개발에 착수했다. 엠텍반도체는 이와 관련, 내년에 35억원의 투자를 유치, 내년말까지 비디오 칩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아라리온도 지난주 비메모리반도체회사인 미국 LSI로직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제품개발과 국내영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 회사는 LSI로직에서 생산중인 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모뎀 칩, 세트톱박스 칩, 네트워크 칩 등의 국내영업은 물론 LSI로직의 ASIC설계서비스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