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고부가가치 분야인 의료기기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된다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매우 무겁습니다.』
전자의료기기산업발전협의회 하권익 초대 회장(60·성균관의대 교수)은 지난달말 삼성서울병원장의 임기를 만료한 지 불과 10여일만에 또다시 중요한 자리에 앉게 돼 부담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산업자원부 산하로 출범한 협의회는 산·학·연·관의 전문가들이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전자의료기기산업의 내수기반을 확대함은 물론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등 산업의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브레인풀」 역할을 하게 된다.
『이제까지 특정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한 단체가 활동하고 있었다면 그 단체만 발전했지 산업 자체가 발전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협의회는 이같은 누를 범하지 않고 오직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기능에만 충실할 것입니다.』
하 회장은 『자신이 임기를 맡는 동안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뚜렷한 성과를 내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실제 하 회장은 의료기기산업에 대해 관심이 남다른 정형외과 의사이자 의료계의 원로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직접 고안해 그의 이니셜을 붙인 「하키나이프(HaKI nife)」란 수술기구가 있을 정도며 이 수술기구는 사용이 편리해 그의 후배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98년부터 삼성서울병원장에 재직하면서 병원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국산의료기기전시회」를 개최하고 이 행사를 3회째 꾸준히 벌임으로써 국산 의료기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국산품에 대한 사용자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데 일조해오고 있다.
그는 협의회가 비록 산자부의 지원을 받아 탄생하게 됐지만 다른 부처인 복지부·과기부 등 관계자들까지도 끌어들임으로써 각 부처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제도·기술·자금 등에서 입체적인 지원를 다할 계획이다.
하 회장은 『의료기기 업체들이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지원할 만한 기구가 사실상 없었다』며 『협의회는 각계 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이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해 우수한 업체들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기기업체들이 제도에 묶여 산업활동을 하는 데 지장을 받는다면 협의회가 그같은 불필요한 규제 등을 과감히 철폐함으로써 조만간 의료기기산업이 꽃을 피우도록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초대회장으로서의 그의 새로운 각오다.
<글=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