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은 이대로 주저앉는가.」
지난 3월을 정점으로 추락을 거듭하던 코스닥시장이 20일 사상최저치까지 밀리며 향후 장세전망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코스닥시장은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즉각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은데 대한 실망매물로 나스닥시장이 6일 연속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 전날보다 4.42포인트 하락한 58.98로 마감했다.
◇불모의 시장 = 증시전문가들은 현재의 코스닥시장에 대해 『갖가지 악재에 기대감마저 없어진 불모의 시장』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동안 기대를 걸어왔던 「산타랠리」가 이미 지난주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과 전날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으로 재료가 다 드러난데다 이달 초에 있었던 외국인들의 통신서비스주의 매매가 싱겁게 끝난 만큼 더 이상 기대감을 갖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이날 60선 붕괴도 「올해 장은 끝났다」는 실망에서 나온 매물의 결과로 봐야 한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연말랠리와 IMT2000 선정효과에 기대를 걸었던 투자자들이 그동안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시장을 바라봤지만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자 투매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 이건상 연구원은 『당분간 코스닥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버려할 것』이라며 『무리한 기대감보다는 「쉬는 것이 투자」라는 증시의 격언을 실천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등 가능한가 = 올해 장 마감을 앞두고 일시적인 반등은 기대해 볼만하나 중장기적으로 큰 폭의 반등을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장세반전을 주도할 종목을 찾기 어려운데다 코스닥시장을 좌우하는 한통프리텔 등 대형 통신서비스업체마저 IMT2000 사업자 선정 이후 막대한 투자비용 지출로 실적악화가 불가피해 시장선도능력을 상실, 현재로선 코스닥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지수 60선을 중심으로 기술적반등을 시작, 내년 상반기까지 지수 80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됐다. 신영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올해 코스닥시장은 악재가 부각되며 단계적으로 지수가 무너지는 양상을 보인 반면 내년은 코스닥시장이 바닥을 다진 만큼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단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코스닥시장의 시장체력이 저하된 만큼 지수 60∼8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은 있다 = 우량 정보기술(IT)업체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코스닥시장의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올 3월 제기된 첨단기술주 거품론의 여파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IT업체들은 현재 과매도 상태로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해 역버블론이 제기될 정도다.
코스닥시장의 주가하락이 IT업체들의 근본적인 기업가치가 하락해서가 아니라 수급불균형, 나스닥 여파 등 시장자체의 내외적인 원인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우량 IT업체의 반등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굿모닝증권 김동준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에서 내외적인 악재가 해소되면 성장성과 실적을 겸비한 우량 IT업체들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시장의 분위기 반전이 급선무이지만 실적이나 성장성이 부각되는 IT업체들의 주가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코스닥 연중최고가 및 최저가
일자=지수
1997.6.14=137.91
1997.12.24=94.39
1998.3.4=110.43
1998.11.11=60.56
1999.12.15=279.97
1999.2.25=70.31
2000.3.10=292.55
2000.12.20=58.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