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시대 열렸다>하-사업계획 및 성공요인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은 최근 내년 3월 법인을 설립하고 7월 시험방송에 들어가 10월부터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KDB가 얼마 남지 않은 기간동안 미비한 점들을 보완해 얼마나 고품질의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위성방송 플랫폼 사업자는 백화점 관리자에 자주 비유된다. 100개 이상의 채널을 어떤 콘텐츠로 채워넣을 것인가부터 채널 패키징·가입자 유치 및 관리·수신기 유통·PP와의 수익 분배 등 위성방송 서비스 전반을 조율하는 역할을 도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KDB 입장에서는 PP로부터 공급받은 프로그램과 위성체·세트톱박스 등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조기에 다수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위성방송사업의 주수입원은 가입자로부터 징수하는 월수신료로 가입자수 증가에 따라 원가절감 효과가 급속하게 늘어난다.

또 PP측에서도 수신료 배분금액이 늘어나 양질의 프로그램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가입자 확보는 KDB의 사업의 성패와도 직결된다.

게다가 업계 전문가들은 이미 국내 유료 가입자가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케이블TV의 경우 사업개시 6차연도인 올해까지 1만5000원 짜리 기본형 가입자 100만여명을 유치하는 데 그쳤으며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KDB가 사업계획에 제시된 대로 4년내에 200만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입자 입장에서 기존 지상파나 케이블TV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느낄 만한 위성방송만의 서비스가 존재해야 한다.

이를 위해 KDB는 월 6900∼3만원대의 다양한 채널묶음을 통해 가입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수신기 가격도 패키지 종류에 따라 무료에서부터 1만2500원(12개월 할부기준)까지 세분화했다.

또 사업개시 1차연도에 10여종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2차연도에는 이를 20여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레이저디스크(LD) 수준의 화질과 CD 수준의 음질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방송과 유무선 통신망을 결합한 양방향 서비스로 TV를 보며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도 가능케 할 예정이다.

특히 KDB는 별도의 데이터 채널을 통해 인터넷검색·홈뱅킹·e메일 등을 기본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 가입자가 원하면 패키지와는 별도로 다양한 맞춤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유사 주문형 비디오라 불리는 NVOD(Near Video On Demand)는 단일 프로그램을 다수 채널을 통해 시작시간을 각기 달리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각 시청자가 편한 시간에 프로그램 시청이 가능하다.

개별 프로그램을 유료로 시청할 수 있는 PPV(Pay Per View)서비스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 서비스는 스포츠 이벤트·최신 영화 등을 보고 편당으로 요금을 징수할 수 있어 효율적이며 미국에서는 이미 상당한 반응을 얻고 있다. PPV의 편당 시청료는 대략 1000원 선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KDB는 이 두 가지 서비스를 내년 10월부터 곧바로 제공한다는 계획 아래 법인설립 직후 국내외 비디오서버 업체 등과 장비구매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이기호 한국통신 방송기술부장은 『데이터방송의 경우 정보통신부에서 확정한 데이터방송 규격 표준 잠정안이 국제 규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다소 서비스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며 『웹TV 방식으로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구현하는 방안 등으로 조기 서비스 실현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업개시 1차연도에 10여종의 부가서비스가 실질적으로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와 함께 KDB는 PP와의 이익 배분율 조정문제나 고객 서비스 인원 확대 등 향후 선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KDB가 양방향 서비스의 활성화와 가입자의 시선을 끄는 풍부한 콘텐츠 확보로 조기에 위성방송을 성공궤도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현실적인 미해결 과제들을 풀어나가는 데 좀더 고삐를 조여야 할 것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