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클리닉]10회-보험

금융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서 인터넷의 속성과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한다. 전통적인 제조업체에서는 주문과 결제 등 거래행위는 인터넷을 통해서 할 수 있지만 물류 및 배달 등 물리적 공간에서의 물품의 이동이 필요한데 비해 금융산업에서는 물품을 배달할 필요가 없다. 결제에서도 지폐를 주고 받거나 증권 교부 등 종이유통이 사라지고 전자머니나 전자증권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이 사용되기 전까지 금융산업에서는 주로 자사제품 위주의 폐쇄형 거래가 이루어졌으나 인터넷의 보급으로 보험료나 대출금리, 수수료 면에서 가장 적합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고객중심의 개방화 현상, 즉 타사제품도 아울러 취급하는 환경으로 바뀌게 되었다. 증권업 못지 않게 보험업에서도 인터넷 바람이 불고 있다. 보험회사들은 내년 4월부터 부가보험료가 자율화되면 어느 때보다도 가격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비용절감 등을 위해 인터넷 마케팅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S화재는 이미 올 상반기부터 전문 보험 쇼핑몰을 개설해 놓고 현재 약 15만명의 인터넷 회원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6개월만에 보험료 수입이 1억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순수 인터넷 보험회사로 선보인 N닷컴 보험사는 보험상품안내, 보험료 실시간 산출, 가입, 결제는 물론 가입 후 영수증, 증권 및 사은품 배송까지 책임지며 기존 전통적인 보험사로 알려진 S화재, H해상, D화재, Y화재 등 4개 업체와 실시간으로 시스템을 연동해 연중 무휴로 보험료를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미 구축한 상태다. S·K·D생명 등 생명보험사들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보험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이러한 보험업에서의 인터넷 활용이 활성화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 보험업은 인터넷에서 쉽게 거래할 수 있는 주식 매매위탁이나 어음, 카드 결제 등의 은행거래와는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화재보험이나 생명보험은 거래가 자주 일어나지 않고 경우에 따라 5년, 또는 10년에 한번 거래하며 또한 물건이나 사람에 따라 거래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정형화하기 어렵다. 또한 주택융자를 위해 화재보험을 들거나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계약체결에 이르기 전까지 직접 보험 계약 당사자들과 해당 주택이나 보험가입 희망자들과 직접 만나 상태를 점검해 보고, 고객의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대면과정을 거치게 되면 초기에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진 견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두번째 거래빈도가 낮고, 선택해야할 상품의 종류가 많은 경우는 인터넷 상에서의 견적 가격만으로는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보험상품 판매업자와 고객사이를 연결해주는 신뢰할 수 있는 구매중개자가 필요하다. 이 구매중개자는 특수한 신뢰관계 형성이 필요하므로 인터넷 상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 보험상품을 도와주는 구매중개자가 나타나고 있지만 고객은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종래와 같이 일대일 상담이나 전화상담 등을 병행하여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최근 선진 보험회사의 경우 인터넷 상에서의 고객대응 채널과 물리적인 콜센터를 동시에 운영함으로써 보험영업의 최적화를 기하고 있다. 이러한 것이 바로 요즈음 유행하는 클릭&몰타르 보험판매망의 모습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