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분기중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 발행과 채권형 펀드 조성 등에 힘입어 기업들이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한 자금규모가 전분기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만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됐을 뿐 아직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치)」에 따르면 기업부문 자금조달은 19조7000억원으로 전분기의 18조9000억원에 비해 8000억원이 증가했다.
직접금융시장에서 주식발행규모가 다소 축소됐으나 전분기에 순상환됐던 CP와 회사채가 순발행으로 전환되면서 조달규모는 전분기의 1조5000억원보다 6조1000억원이 늘어난 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프라이머리 CBO 도입과 채권형 펀드 조성으로 기업들이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 2·4분기보다 크게 확대됐다』면서 『그러나 신용도가 낮은 대기업을 비롯해 대부분 기업들은 여전히 회사채와 CP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간접금융은 은행차입금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인데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차입금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전분기 5조3000억원보다 3000억원 증가한 5조6000억원을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6월중 금융기관들이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2·4분기중 기업의 간접시장 조달금액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면서 『이같은 특수요인을 제외하면 3·4분기에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은 전분기보다 오히려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자금운용은 전분기 8조2000억원보다 늘어난 11조9000억원이었다.
개인들은 소비 증가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확대 등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전분기 9조원보다 늘어난 10조7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자금운용은 소비지출 둔화로 전분기 15조1000억원보다 늘어난 17조1000억원이었다.
금융부문의 비금융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은 전분기(7조70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23조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은행대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인데다 CP나 회사채 등 유가증권 매입을 통한 자금공급이 증가세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또 기업·개인·정부가 9월말 현재 안고 있는 금융부채는 986조7000억원으로 6월말에 비해 2.1% 증가했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