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는 것처럼 인터넷을.」
e비즈니스(PC)와 m비즈니스(이동전화단말기)에 이어 t비즈니스(TV)가 조만간 꽃을 피울 것을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연세대 휴먼인터페이스연구실의 「인터넷TV 현황 연구조사결과」는 커다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이번 분석결과는 조만간 도래할 인터넷TV 환경에서 어떤 사용자층과 응용서비스가 가장 주효한 시장접점이 될 것인지를 가늠케 하기 때문이다. 한껏 기대감에만 젖어있는 관련 업계가 시장진입에 앞서 정확한 수요예측을 해야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이번 연구결과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인구통계학적 특성 =이번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점은 남성층의 강한 구매의사다. 전체 응답자의 70% 가량이 구매의향을 밝힌 가운데, 남성은 72.6%로 66.3%에 그친 여성에 비해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이는 기존 유선인터넷 사용자층에서도 남성이 우세했던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구매시기에서는 다소 유보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구매의사를 밝힌 응답자 가운데 1년 이내에 구입하겠다는 의견은 23.4%에 불과했다. 김진우 교수는 『인터넷TV가 제공할 서비스 내용이나 가격·품질 등에 대해 아직 사용자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잠재고객들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인터넷TV의 인지도 면에서도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전체 응답자중 60%를 남성이 차지한 가운데 인터넷TV를 인지하고 있는 이들은 92.6%에 달했다. 인지도에서는 특히 연령별차가 뚜렷했다. 10∼30대의 경우 「전혀 모른다」는 응답이 6.5%에 그쳤지만, 40대 이상층에서는 배 가까운 12.3%에 달했다.
◇ 3C 특성 =인터넷TV가 제공할 3C(콘텐츠, 커뮤니케이션, 커머스) 가운데 사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번 조사결과 답은 콘텐츠(정보제공)로 드러났다. 인터넷TV의 장점으로 전체 응답자의 67.4%가 콘텐츠를 꼽은 반면,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은 24.2%, 커머스(상거래)는 8.4%에 각각 그쳤다. 김 교수는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편안한 사용자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사용자들이 생각하는 인터넷TV의 장점』이라며 『이같은 경향은 연령층이 높을수록 뚜렷했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콘텐츠 중에서는 VOD·쇼핑·교육·온라인게임·음악순으로 수요도가 월등했다. 이는 콘텐츠 선호도에서 PC기반 인터넷과 무선인터넷이 뉴스를 꼽는 것과 차별화된 지점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은 인터넷TV의 유료화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다. 콘텐츠에 대한 추가지불의사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1%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64%는 월 1만원 미만을, 25.1%는 1만원 이상이라도 지불하겠다고 각각 답해, 콘텐츠의 질만 확보되면 유료화서비스도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의 중요성은 커뮤니케이션·커머스 등 타 응용서비스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응답자들의 53.5%는 인터넷TV로 찾은 정보서비스(콘텐츠)를 가족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 커뮤니케이션의 효용성을 두고 있었다. 커뮤니케이션 종류별로는 전자우편(52.4%)·영상회의(45.7%)·인터넷폰(28.8%) 등의 요구가 높아, 전자우편은 매체와 상관없는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는 상거래의 장점으로도 부각됐다. 인터넷TV를 이용한 상거래서비스 이용시 응답자의 50.3%는 콘텐츠를 장점으로 꼽았다. 즉, 인터넷TV는 다양한 상품판매 프로그램을 반복 시청할 수 있고 동영상 상품정보도 제공된다는 점이 기존 전자상거래(EC) 수단보다 우월한 요소로 지적됐다.
김 교수는 『인터넷TV는 기존 PC인터넷이나 무선인터넷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는 만큼 시장진입을 앞둔 사업자들은 보다 면밀한 마케팅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휴먼인터페이스연구실은 자체 홈페이지(http://www.tbiz.or.kr)를 통해 이번 연구결과를 알리는 한편, 앞으로 t비즈니스 관련 연구조사를 추가 실시할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