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겨울 시즌은 게임 시장에서 연중 최대 성수기다. 연간 판매량의 30∼40%를 차지하는 이 시즌은 추수철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게임 업체들은 한해농사를 가름할 주력 제품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에는 어느 때보다도 국산 대작 게임들이 대거 출시돼 이제까지 외산 일색이던 게임 시장이 더욱 풍성하다. 분야별로는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3파트2」와 위자드소프트의 「악튜러스」 등이 외산인 「디아블로2」와 RPG분야의 최강자 자리를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되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분야에서는 판타그램의 「킹덤언더파이어」와 조이맥스의 「아트록스」가 EA의 「레드얼럿2」와 치열한 인기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연말연시 시장에서 가장 화제를 모을 국산 신작은 「창세기전3파트2」. 국산 게임의 명가인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가 개발해 22일 전격 출시한 창세기전3파트2는 95년 처음 발매돼 이제까지 총 50만카피가 판매된 창세기전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RPG분야의 최강자 자리를 놓고 블리자드사의 디아블로2와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개발사인 소프트맥스측은 이 작품이 RPG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전략 시뮬레이션의 요소를 가미하는 등 새로운 요소가 많아 이미 하강세에 접어든 디아블로2의 인기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프트맥스의 관계자는 『창세기전3파트2를 개발하면서 사용자들이 게임 속에 빠지는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작품의 장점을 보완 개선했다』며 『올해 겨울 시즌의 최대 히트작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창세기전3파트2는 99년 발매된 「창세기전3(파트1)」에서 처음 선보인 전략적 RPG(strategic RPG)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RPG가 전투에서 전술성을 강조했다면 이 작품은 전투에서의 전술성을 유지하면서도 시나리오상의 챕터 진행에 있어서 작전회의를 할 수 있도록 한다든지, 챕터 맵상에서 다수의 아군부대를 게이머의 판단에 따라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등 전략적인 요소가 강화됐다.
또한 창세기전3의 게임 엔진을 사용하면서 기존 창세기전 시리즈에서 유저들의 반응이 좋았던 부분들을 살리고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부분은 대폭 개선했다. 창세기전2에 사용되었던 링커맨더 시스템이나 TP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배경 그래픽이나 캐릭터들의 필살기 등 시각적인 부분도 개선됐으며 30여명의 주요 캐릭터들이 게임의 진행 상황에 맞는 다양한 표정을 나타내 유저들의 감정 이입이 훨씬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싱글 유저 환경에서만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파트2는 네트워크 대전 플레이를 지원한다. 소프트맥스 온라인 서비스인 4LEAF와 전용 서버인 아레나 사이트를 통해 네트워크 멀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내용면에서 많이 달라졌다. 파트2의 무대는 미래의 아르케로 바뀌면서 기존의 중세의 팬터지 분위기에서 벗어나 SF적인 세계를 맛볼 수 있다. 등장인물들은 라이트블링거와 오딧세이라는 우주 전함을 이용해 여러 행성을 오가며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위자드소프트(대표 심경주)가 23일 본격 출시하는 악튜러스는 정통 RPG게임으로 스타크래프트류의 전략 시뮬레이션에 싫증을 느낀 게이머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노리와 그라비티가 공동으로 2년간에 걸쳐 1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개발한 악튜러스는 모험 어드벤처 롤 플레잉으로 최근 보기 드문 팬터지 게임이다. 게임CD만 6장 정도로 시나리오가 방대하고 구성이 탄탄하고 2D 캐릭터와 3D 배경이 적절히 조합된 그래픽이 현실감을 자아내며 마법조합, 엘레멘털, 다이어리 시스템과 같은 참신한 요소를 도입함으로써 기존 국산 롤플레잉 게임의 차원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이맥스(대표 전경주)가 20일 선보인 아트록스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캐릭터들이 일정 경험치를 획득하면 레벨이 올라가는 RPG적인 요소와 자체 레벨업 시스템을 채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여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경주 사장은 『스타크래프트, 에이지오브엠파이어, 레드얼럿 등 전략 시뮬레이션의 3대 대작에서 장점을 모두 적용했을 뿐 아니라 국내 유저의 특성에 맞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했고 한글 채팅, 게임 녹화 기능 등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